해석이론 수능편 1
박상준 지음 / 잉글리시비주얼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해석이론>을 고등학교 때 알았더라면 최소한 영어 공부로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었을 텐데 억울하다! '품사 문법'이 아니라, '문장 문법'이 필요하다는 이 책의 외침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띵하다. 대학원 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독해가 필수이고, 토플이나 텝스에서도 독해 비중이 높기 때문에 회화보다는 독해를 공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품사 문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 문장이 주어지면, 일단 품사별로 분해를 하고, 그 분해 조각을 퍼즐 맞추듯이 우리나라 어순에 맞게 배열하는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퍼즐 맞추기식 영어 해석이 허약 체질을 만들었다>는 한마디에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20년이 넘는 내 영어공부를 이 책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한다. "영어단어를 이용한 일종의 한국어 퍼즐 게임!"

현재 한국에서건, 유학을 가서건, 학위를 위한 공부에서는 '원서를 읽어내는 능력'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문장 독해는 대학 진학을 위한 '수학능력' 평가에서 뿐만 아니라, 대학 생활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고등학교 때 그 기초를 다져야 할 분야이다. 그동안 내가 배운 최고의 독해 비법은 미국식 어순에 익숙해지는 것이어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평면적 사고였는지 내 머리속에 그려지는 미국식 어순의 그림만 생각해보아도 짐작이 된다. <해석이론>을 통해 기존의 영문법과 전혀 다른 개념의 '문장 문법'과 '영어가 정보를 결합하는 방식' 등을 새로 익혀야 한다는 사실에 허탈감도 느끼지만, 몇 년을 매달려도 완전정복을 외칠 수 없었던 영문법의 늪에서 드디어 탈출구를 발견한 기쁨도 크다!

<해석이론>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간에 나도는 많은 '비법'들과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해석이론>은 1957년 노암 촘스키의 언어학혁명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언어학'에서 영문 독해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해석이론>은 단순한 비법서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영문법을 재정립해내었다. 

 

 


이 단순한 도식 하나가 영어문장에 대한 이해를 전혀 새롭게 해준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 도식을 보고 난 후, 나는 일부러 긴 영문장을 찾아보는 재미에 빠져있다. 전에는 막막하기만 했던 긴 영문장의 구조가 단순해지는 마법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재밌기 때문이다. 이 도식 하나만 잘 기억하고 있어도 영문장의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할 것이다. 
  


 아직 수능은 끝나지 않았지만, 수능이 목전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이제야 발견한 수능생들은 많이 안타까울 듯하다. 이 책은 현재 영어 독해를 아주 잘하는 사람(학생)일지라도 다시 꼭 참고해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전국의 영어 선생님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영문법을 이 책으로 다시 공부해야 하지 않나 싶다! "현재 우리 영문법은 100년도 더 전에 영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품사 문법의 아류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현실에 화가 난다! 역사학자들이 자신들이 '배우고 익힌' 지식과 그것을 통한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어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해석이론>이 외면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잘못된 것을 알았을 때에는 깨끗하게 인정하고 옳은 것을 받아들이는 탄력과 융통성이 이 나라의 많은 수험생을 구하고, 영어의 늪에 빠진 인재들을 구할 것이다.
   
<해석이론>은 '영어'라는 언어가 단어를 연결하는 방식, 정보의 연결 방식에 나타나는 권력관계, 3가지 원리로 4개의 구(명사구, 형용사구, 동사구, 문장구)를 만드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설명 방식도 다이나믹 해서 영문법이 지루하지 않게 다가온다. 4권으로 구성된 <해석이론>으로 열심히 공부한 후, 영문장을 이해하는 눈이 완전히 떠지면 저자를 찾아가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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