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연구소 - 개정판
안철수연구소 사람들 지음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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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가 회사를 설립한 목적은 돈을 버는 데 있지 않았다. 안철수에게 안철수연구소의 의미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55).

 
지금 내 컴퓨터에는 'V3'라는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이 작동 중이다. <안철수연구소>는 바로 이 백신 프로그램을 만든 기업과 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기업의 존재 목적이요, 최고의 미덕이라 일컬어지는 '이윤 창출'에 대해 배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즉 삶의 철학을 배웠다. "진정한 '고객 감동'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외치고 싶다.

안철수연구소가 1,000만 달러와도 바꿀 수 없는 꿈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란다.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앞에서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광고를 요란하게 내보면서, 뒤로는 오로지 '이익'을 위하여 각종 편법과 불법까지 서슴치 않는 기업의 행태가 그동안 우리를 얼마나 실망시켜 왔던가. 국민을 '소비자'로밖에 보지 않는 그들이 '고객 감동'을 외칠 때마다 쓴웃음이 난다. 비양심적인 경영 행태나 천문학적인 숫자가 오가는 기업의 불법과 비리를 접할 때마다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그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에게는 선물이라도 보내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 책을 읽은 마음이 이렇게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할 수가 없다.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에게 절로 존경심이 샘솟고, 고개가 숙여진다.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지금까지 기본과 원칙, 기업윤리를 충실히 지키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며 기존 경영 관행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온"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담은 책이다. 600명의 '또다른 안철수들'이 함께 분투하며 뛰어온 15년 이상의 그들의 발자취가 가슴 벅차도록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에서 불가능은 없다. 하지 못할 게 없고, 되지 않을 게 없다. 세상은 이성, 육신, 자본, 물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성과 열정 등의 사명감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게 사람 사는 일의 본질이고 핵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266).

한국의 여자 축구처럼 '성공'한 뒤에야 열광하는 우리의 모습이 낯뜨겁지만, <안철수연구소>에 열광하는 이유는 '성공'에만 있지 않다. 그들은 오히려 화려한 성공을 버린 사람들이다. 얼마든지 부유하게 잘먹고 잘 살 수 있는 조건과 실력과 기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전혀 다른 개념의 '성공'을 꿈꾸었다. <안철수연구소>의 성공을 이끌어온 '동력'에 온 국민이 감동하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것이다. '사회 기여'라는 하나의 꿈을 위해 투명 경영을 실천하고,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는 그들을 보며 '진정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이야 말로 21세기의 진정한 위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영웅이다.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는 겁니다"(291).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의 '사명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나도 작은 실천을 다짐해본다.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은 말한다. "PC는 자동차와 비슷하다. 자동차는 한 개인의 소유이지만 운전을 할 때는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PC도 개인 소유지만 인터넷 세상에서는 룰과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275)고. <안철수연구소>는 내게 '바른 것'을 추구하는 삶이야 말로 얼마나 위대한가를 가르쳐주었다. '바른 것'을 추구해서 열매를 얻는 삶이야 말로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를 가르쳐주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선물할 수 있는 가장 값지고 가치 있는 '기회'는 바로 바르게 살 기회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를 위한 삶에서 얻어지는 기쁨이 '나만'을 위한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보다 훨씬 크고 빛나는 기쁨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그 크고 빛나는 기쁨으로 가득한 <안철수 연구소> 사람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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