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와 코기
타샤 튜더 지음, 김용지 옮김 / 아인스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반려동물과 진심으로 교감해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행복, 아름다운 추억 앨범!

 
얼마 전, 고양이 '은비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애완동물은 그저 하찮은 짐승에 불과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애완동물은 인생을 함께하는 반려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동물을 '반려동물'이라고 부릅니다.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애완동물을 반려동물로 부르도록 처음 제안하였다고 합니다.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 애완동물은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라 이름한 것입니다.

<타샤와 코기>는 동화작가로 잘 알려진 타샤 할머니와 할머니의 반려동물이었던 '코기'와의 특별했던 추억을 담은 책입니다. 코기 없는 타샤 할머니의 인생은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나의 인생의 반 이상을 코기와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그 세월 동안 코기는 줄곧 나의 멋진 반려자였습니다. 코기가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지요"(105).

타샤 할머니는 1957년, 그녀의 나이 마흔두 살 때, 영국에서 코기를 처음 만났고, 인생의 반 이상인 50여 년을 코기와 함께 생활했습니다. 강아지의 평균 수평을 생각할 때, '코기'라는 강아지와 50년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코기'는 영국 왕실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왕실견으로 견종의 한 이름이었습니다. 책에 실린 타샤 할머니의 앨범과 삽화를 보면 대를 이어가며 타샤 할머니와 함께한 '코기'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에 금방 반해버리고 말 것입니다. 귀여운 눈망울과 배가 곧 땅에 닿을 정도로 짧은 다리와 동그스름한 몸집에 타샤 할머니도 홀딱 반해 버리고 말았답니다(72). 코기는 타샤 할머니의 가족이자 친구였을 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크리스마스카드, 책의 삽화, 그림책의 주인공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어머니(타샤)와 코기가 첫 인연을 맺게 된 사연, 그 이후부터 어머니와 코기가 함께 한 50여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의 특별했던 나날을 여러 장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109).

<타샤와 코기>는 타샤 할머니와 코기의 행복한 추억 앨범입니다. 추억의 한 장 한 장마다 행복이 가득합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는 듯해도 돌아보면 항상 곁에 있는 그런 최고의 반려자"(79)라고 하는 타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생이 보지 않도록 이 책을 감추었던 마음이 부끄러웠습니다. 동생이 이 책을 보고 떠나 보낸 강아지를 추억하며 슬퍼할까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5대로 이어지는 강아지를 키우는 동안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는데도, 떠나 보낸 슬픔이 다시 들춰질까 추억을 꺼내보기가 두려웠던 것입니다. 타샤 할머니의 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집 개들에게는 하나하나마다 흥미롭고 멋진 이야기가 가득했고, 세상을 떠날 때면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슬퍼했습니다"(106). 그리고 이제 타샤 할머니는 떠나셨지만, 혼자서 할머니의 곁을 지켰던 코기 메기는 여전히 건강하고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사랑했던 강아지를 떠난 보낸 슬픔이 너무 커서 우리 가족은 더이상 강아지를 키우지 않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추억의 빈자리였습니다. 다시 강아지를 키우며 생각합니다. 다가올 이별의 순간을 두려워하기보다 그들과 나누었던 따뜻하고 행복했던 교감을 기억하며, 함께하는 오늘의 행복에 감사하자고 말입니다. 이렇게 인생을 배우는가 봅니다.

<타샤와 코기>는 반려동물과 한 번도 따뜻한 교감을 나눠보지 못한 독자에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시시한 책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작은 병아리 한마리라도 제손으로 키우며 교감을 나눠본 독자라면, 반려동물과 함께한 추억이 가득한 인생을 살았거나 살고 있다면, 이 책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특별한 책이 될 것입니다. 코기와 함께한 타샤 할머니의 인생이 따뜻한 행복으로 가득한 한 편의 동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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