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리더를 따를까 - 리더와 추종자의 심리를 파헤친 책
마이클 맥코비 지음, 권오열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상황에 따라 리더십의 역할이 다르다

 
한 때, 리더십 책을 책상 위에 쌓아놓고 탐독하던 시절이 이었다. 나의 리더십 자질에 스스로 심각한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인간관계의 어려움 앞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진심은 통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아니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리더십 책을 펼쳐 들었지만, 리더십 이론이 생각만큼 만만치 않았다. 리더십은 리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리더의 자질은 물론이고 적어도 '팔로워'와 '상황'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고려되어야 했다. <우리는 왜 리더를 따를까>에서 제기하는 문제도 바로 '상황'의 변화이다. 

"사람이 살고 일하는 환경과 사회적 성격이 급격히 변모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리더를 바라보는 방식(그들이 리더에게 원하는 것) 역시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여러 리더십 이론들은 상이한 환경에서 형성되었다. 리더들, 특히 가장 발전된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더 이상 예전 방식으로는 추종자를 끌어 모을 수 없다"(32).

한마디로, 과거에는 통했던 리더십이 이제는 안 통한다는 것이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이 책에 첫째 질문은, 과거에 통했던 방식이 변모하는 사회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스타일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사람들이 어떻게 리더를 따르는가 하는 것이다(21).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간단하게 말해 "자신이 속한 환경이 요구하는 리더"(22)라고 말한다.

과거 우리 사회를 이끌었던 리더십은 '관료주의자형' 스타일이었다. 목표를 제시하고, 추종자에게 자율권을 주어 그것을 수행하도록 하며, 리더는 결과를 평가해주는 스타일이 관료주의자형 리더십이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을 하며 자란 세대에게는 이런 관료주의자형 리더십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비디오 게임을 하며 자란 세대들은 일을 게임하듯 즐기며, 자기개발에 관심이 많은 상호주의자들이라고 분석하며 이들이 필요로 하는 리더의 역할과 리더십 유형을 제시해준다.

최근 '이끼'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다. 그 영화에서 가장 나의 주목을 끈 것은 바로 유목형이라는 지도자였다. 저마다 죄를 지은 과거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새로 태어나기 위해 한 마을을 형성한다. 그들이 모여 형성된 마을의 정신적 지주이며 지도자 역할였던 유목형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점점 그를 멀리하기 시작하며 그에게 했던 한마디가 잊혀지지 않는다. '신'(神)을 추구하는 그의 옳음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죄책감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리더를 따를까>는 사람들이 왜 리더를 따르는지 그들의 심리를 분석해냈다는 점이다. 리더와 추종자와 상황이라는 삼박자를 통해 발현되는 리더십 유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리더십 이론은 주로 리더의 자질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추종자의 심리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상황을 읽어낼 수 있는 균형있는 시각을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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