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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포인트 - 선택과 결정의 힘
마이클 유심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 예스 아니면 노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 다른 사람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 뛸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4-5)
내 생애 최고의 선택은 무엇이었으며, 또 최악의 의사결정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읽으니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인생극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갈림길에 선 한 주인공이 의사결정의 순간에 다른 선택을 했을 때, 그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주인공이 "그래, 결정했어!"라고 외치는 바로 그 순간, 그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고 포인트(Go point)>는 바로 이러한 결정의 순간을 의미한다. "고 포인트는 '예스 혹은 노'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찰나이다. 즉 생각이 행동으로 이동으로 바로 그 순간이다"(20).
저자는 생생한 사례를 통하여, 바로 그 순간에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 나아가 우리 사회와 국가에 커다른 변화를 안겨줄 것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고 포인트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저자는 미 신림청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었다는 몬태나 지역 산불 현장과 삶과 죽음의 사투가 벌어졌던 히말라야 최고봉 그리고 남북전쟁의 현장, 기업의 회의실 등으로 우리를 인도하며, 때로는 0.17초를 다투는 의사결정의 순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 영향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도 지적하듯이, 그 누구도 나쁜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지 않지만 우리 대다수는 때로는 최악의 의사결정을 한다. 영국의 방송인 데이빛 프로스트가 발표한 '최악의 빗나간 결정들'을 보면(285), 똑똑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멍청한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 포인트>는 잘못된 결정들을 바로잡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 템플릿'을 제시한다. 단순한 원칙과 도구를 활용하여 결단의 기술과 실행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긴급한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템플릿은 스트레스를 받는 긴급한 상황에서의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위한 의사결정 템플릿은 낯설고 두려운 상황을 타파하는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네트워크 활용'을 위한 의사결정 템플릿은 능력밖의 일이 주어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용하기 위한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앞을 내다보기'를 위한 의사결정 템플릿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의사결정'을 위한 의사결정 템플릿은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이기심을 뛰어넘는' 의사결정 템플릿은 이기심을 버리고 조직과 사회, 나라까지 생각하는 옳은 결정에 도달하기 위한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끝으로 '안 해도 될 실수 줄이기'를 위한 의사결정 템플릿은 실수를 죽이기 위한 고 포인트의 원칙과 도구를 제시한다.
<고 포인트>가 제시하는 의사결정 템플릿의 원칙과 도구들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위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면, 긴급한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템플릿의 제4원칙은 "우선순위를 명백하게 확립한다"이고, 도구는 "긴급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선순위를 검토하라"이다. 잘 생각해 보면 너무도 당연한 원칙이고 도구이다. '의사결정의 순간들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들은 너무도 생생하고 흥미진진하지만,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한 원칙과 도구들은 그리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론의 힘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컬럼버스가 달걀을 세우기 전까지 사람들은 달걀 세우기는 아무도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컬럼버스는 달걀을 세웠다. 컬럼버스가 달걀을 세웠을 때, 그런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럴까? 중요한 것은 컬럼버스가 달걀을 세우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지극히 당연한 원칙과 도구라고 생각되는 것도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인식되는 것이리라. 문제는 그 지극히 당연한 원칙과 도구들을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는 것이다. 이론은 복잡하고 어렵게 인식되는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밟아나가야 할 단계를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고 포인트>는 기업과 경영 관련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겠지만, 대중적인 도서로도 충분한 재미와 의미가 있는 책이다.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