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 - "상상조차 못한 것을 디자인하고 창조하라."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지음, 강지희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디자인 중심의 혁신!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븐 잡스가 다시 복귀할 때, 이미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 시장점유률은 한 자리 숫자까지 추락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제분석가들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애플의 매킨토시가 PC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81). 그러나 잡스는 경쟁사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신제품을 내놓았을 때, 다른 PC 기업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프로그>의 저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는 이러한 잡스의 전략을 '제4의 선'이라고 말한다. 잡스는 첫째 전략으로 대중의 눈을 사로잡을 디자인과 새로운 작동 시스템을 갖춘 신제품과 둘째 전략으로 '통합 디지털 창조 자원'이 들어 있는 제품을 개발해서 내놓았는데, 첫 번째 결과가 아이팟과 아이튠 제품이었고, 두 번째가 바로 아이폰이었다. 잡스는 '제4의 선' 전략을 이용하여 경쟁사를 제압하였고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애플의 탁월함을 보여준 것이다(83).

<프로그>는 애플의 디자인 혁신은 물론 소니, 디즈니, 루프트한자, 아이다스, 루이뷔통 등과 함께 일하며 세계적으로 디자인 혁명을 일으킨 '프로그' 디자인의 창립자 하르트무트의 책이다. 그는 <프로그>를 통해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창조적 혁신 전략이 그동안 어떻게 비즈니스 세계의 판도를 뒤바꿔놓았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기업의 지속적인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혁신 전략'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프로그>는 현재 비즈니스 환경을 이렇게 진단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는 폭락이나 소비자 지출의 감소보다 훨씬 더 엄청난 변화를 겪는 중이다. 사회적, 환경적 또는 경제적 손상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원가절감을 위해 가치 없는 효율성에 의해 움직였던 시장구조는 지금 새로운 창조경제에 길을 내주고 있다. 주문생산과 틈새시장은 대량생산 제품의 수요를 잠식하는 중이다. 기업들은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감성적 교감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리더들은 고객의 감성에 호소하며 보람 있고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11). 또하나 <프로그>가 주목하는 것은 환경문제이다. "과거에 많은 기업이 무시했던 환경보호는 21세기 시장에서 안전한 발판을 찾고자 하는 모든 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비즈니스 리더들은 환경에 대해 책임감 있는 브랜드 전략을 창조하는 디자이너를 찾는 중이다." 오늘날 소비자는 제조과정의 노동력 착취 여부, 유해물질 사용 여부, 탄소 배출량 등에 있어서 투명성을 요구하며 제품이 재사용되거나 재활동 수 있는 마지막 단계까지 알기를 원한다고 분석한다(137). 디자인의 중심의 혁신 전략 안에는 기업이 지켜야 할 윤리와 제품 생산방식의 지속성까지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얼마나 통합적인 작업인지 새삼 깨닫는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것은 물론 가치와 윤리 정신까지 구현하는 작업이니 말이다.

<프로그>는 새로운 창조 경제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디자인이 위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41). 예전에 유명한 청바지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친구는 항상 자신이 감원 대상 일순위라고 말했었다. 회사가 어려우면 연구직에 있는 직원들부터 감원을 한다는 것이다.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급한대로' 경쟁력 있는 기존의 제품을 생산해서 팔면 되기 때문이다. 투자가들은 빠른 수익을 원하고, 일반적으로 연구나 개발에 기업 자원을 투자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66). 많은 기업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에서 성공하려 하지만, '투자'가 없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생명선을 잘라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프로그>는 개혁과 성장에 대한 외부의 지속적인 보상 없이는 부서 간, 심지어 팀 간의 내부 경쟁에 빠지게 되어 국내 및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와 트렌드를 놓치게 되고, 결국 기업은 성공에 도달하기보다는 실패를 회피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한다.

디자인 중심의 혁신 전략을 추구하는 <프로그>는 디자이너의 성향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104-108), 열정적 디자이너, 예술적인 디자이너, 대다수의 평범한 디자이너, 창의적이며 전략적인 디자이너가 그것이다. <프로그>에서 말하는 디자인 중심의 혁신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이너는 바로 '창의적이며 전략적인 디자이너'이다. 이들은 융합 기술과 비즈니스에 능숙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융합을 소임으로 하는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과제는 기업에 실행가능성, 아름다움, 사회적, 환경적 책임감을 제공하여 영감을 주고, 현실적인 제품을 창조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전략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제는 조직의 창조적 혁신 전략을 형성하고, 그것을 전술적으로 이행하게 한다. 혁신 주도적 비즈니스 방식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을 위해서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디자이너가 꼭 필요하다"(107). "창의적이며 전략적인 디자이너"의 특징이 디자인 중심의 혁신 전략을 잘 설명해준다.

<프로그>가 말하는 디자인 중심의 혁신 전략은 매우 공격적이다. 가치 있는 고객 경험과 환경에 대한 책임까지 파고드는 열정과 융합의 과정이 놀랍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브랜드) 뒤에 가려져 있어 잘 몰랐지만, "세계적인 성공의 중심에는 프로그가 있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님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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