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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돌파구 - 하버드 박사의 영단어 자유선언
이창열 지음 / 앱투스미디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접미사를 잡아라!
요즘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암기'를 너무 하찮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암기를 하긴 하지만, 그 자체를 너무 하등한 차원의 학습과정으로 대우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좀 고루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학습과 학문의 기본은 '암기'라고 생각한다. '암기'의 토대 위에 응용력도 생겨나는 것이고, 창의력도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 응용력, 창의력, 분석력, 추리혁, 집중력 만큼이나 '암기력'도 우리가 길러야 할 중요한 학습력의 하나이며, 좀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암기'를 즐기지 못한다면, 기초가 부실한 학문의 토대를 쌓게 될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루하다는 이유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이 암기의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또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호소하는 학습자들을 위해, 암기에 관한 이런 저런 '요령'들이 상품화되고 있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암기의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문을 너무 '요령'으로만 하려는 자세는 우리 스스로 학문하는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가 아닐까 한다. 값어치를 떨어뜨린다고나 할까. 학문하는 '요령' 자체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령'만 앞세우는 세태는 좀 우려가 된다.
사설이 길었지만, <영단어 돌파구>를 비판하기 위해 학문의 '요령'만 앞세우는 세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영단어 돌파구>는 영어 어휘력을 늘리고 새로운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는 요령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그러나 제시하는 학습법은 영문법의 법칙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건전한(!) 학습 노하우라고 생각된다. 요령은 요령이지만, 요령이라기보다는 꼭 알아두어야 할 문법적 '법칙'이다. <영단어 돌파구>는 하나의 단어나 어근에 붙는 각종 '접미사'를 익힘으로써 단어의 뜻을 쉽게 파악하고, 또 '접미사'를 활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쓸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영단어 돌파구>는 파트별로 형용사로 바꾸는 꼬리말, 동사로 바꾸는 꼬리말, 부사로 바꾸는 꼬리말을 정리하여, 단어의 예를 제시해놓았다.
접미사 별로 영단어를 모아놓은 것이 이 책의 유일의 차별점이다. 그러나 상품화하기 위해 '요령'으로 포장되었지만, 영어를 공부하면서 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요령'만 내세우는 공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놓고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기는 한데, 영단어의 '돌파구'를 기대한 나에게는 참신성이 좀 떨어진다.
정리하자면, <영단어 돌파구>는 '접미사'라는 문법적 법칙을 활용하여 영단어를 익히고 활용하는 학습 방법이다. 특별한 요령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꼭 알아야 문법이고, 문법을 이렇게 활용하면 더 간단하고 쉽게 영단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그러나 접미사를 활용해 어림짐작으로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영단어의 기본형을 암기하고 있어야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 이 책은 기초 단계에 있는 학습자들이 활용하면 유익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