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 너무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할 사랑의 진실 42
고든 리빙스턴 지음, 공경희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허상 뒤에는 환멸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127).

 
지금 "이 사람과 계속 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또는 "이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망설이는 연인이 있다면, 이 책이 크게 도움이 될 듯하다. 정신과상담의인 저자 고든 리빙스턴은 "행복한 관계를 위해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지혜들"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우리의 행복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6-7). 좋은 관계가 행복한 삶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저자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인간 관계는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지혜이다. 마치 자녀에게 평생 함께할 인생의 짝(배우자)을 선택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한 자 한 자 신중하게 써내려간 느낌을 준다.

저자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에 하나는 "상대의 삶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84)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착각은 사랑의 힘을 과대평가해서 갖게 되는 환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전반에 흐르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사랑은 마스터키가 아니다!"(33)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모든 어려움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으로 인해 상대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끼고, 거기서 사랑의 의미를 찾으려고"(33)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신과상담의인 저자는 단호하게 잘라 말한다. 사람의 성격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습관적인 방식은 고치기 어렵다"(40). 성격은 생각처럼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사랑과 격려로 상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낭만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은 "정신과상담의적 관점에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인간의 성격이나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습관적인 방식 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들을 조목조목 정리해 경각심을 심어준다. 예를 들면, 우울함이나 불안함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전염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관계를 지속할 경우 삶의 고단함과 상대에 대한 혐오만이 남겨질 위험이 크다(33).

사랑에 빠져들면 한동안은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마법은 서서히 풀리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피곤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엄청난 희생과 대가를 치룬 후에, 되돌리기에는 너무 많이 늦어버린 때에 말이다. 저자는 정규교육 과정 중에서 인간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과목'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지식을 얻지 못하고 사회에 나와서 각자의 경험으로 터득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러나 높은 이혼율이 보여주듯이 우리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사람과 살 것인지 결정하려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행복은 현실과 환상을 얼마만큼 잘 구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132).

이 책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선택'에 초점이 맞추져 있다. 저자가 잔소리 처럼 반복하는 메시지는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성격과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누구도 타인의 뿌리 깊은 사고방식과 행동을 교정하지는 못한다"(87)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관계 맺을 사람들을 매우 신중하게, 그리고 이성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이유이다.

외로움을 일상처럼 껴안고 살다 보면, 어떤 날은 세상에 별 사람 없다고 자조하게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그래도 나에게 꼭 맞는 환상의 짝꿍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대충 사랑과 타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저자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나와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격려한다. 사랑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했던 시절에는, 내 눈에만 보이는 후광과 고동치는 내 심장으로 내 사랑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살았다. 그러나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은 감정적인 선택의 결과는 굉장히 참혹할 수 있다"는 이 책의 경고 덕분에 나는 크게 뜨고 있는 눈을 더욱 크게 뜨게 되었다. 눈높이를 무릎 아래고 내리고 한쪽 눈을 질끈 감아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주변의 충고 따위는 잊으리라. 여기서 하나더 챙겨야 할 교훈은,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그 좋은 사람에게 걸맞는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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