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풀리는 내 인생 - 무의식의 힘으로 인생을 바꾸는 기술 EFT
최인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을 치료하는 신흥종교?? 책의 정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잡탕 같은 책이다. 장자의 철학 + 심리학의 무의식 + 한의학의 경락 + 그리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믿음의 법칙(확언)까지 모두가 이 책에서 만나 하나로 통합되었다. 고등학교 때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친구가 실제로 몸에 병을 얻어 대수술을 하고 요양을 하러 떠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나는 정신(감정, 마음)이 육체를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 무서운 힘을 잘 알고 있다. 몸이 아파 한의원을 찾았던 한 지인은 울분을 마음에 쌓아두지 말고 표현을 통해 밖으로 표출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부정적인 감정은 몸을 지배하고, 그러한 감정에 지배당한 약한 육체는 다시 마음의 병을 더 깊어지게 만드는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했던 <시크릿>이나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꿈꾸는 다락방>과 같은 책은 우주의 에너지를 모으거나 생생하게 꿈을 그리는 믿음의 법칙, 다시 말해 마음의 힘을 통해 ’꿈’을 이루는 인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술술 풀리는 내 인생>은 그런 책과 닮았으면서도 전혀 다른 차원을 이야기한다. 장자의 철학에 영향을 받고 있는 <술술 풀리는 내 인생>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마음의 ’자유’라고 생각된다. <술술 풀리는 내 인생>은 경락을 두드려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하며, ’확언’이라는 기술을 통해 무의식의 힘을 스스로 통제하여 인생의 막힌 곳을 뚫는 기술을 소개한다. 막힌 것을 뚫어 마음의 자유를 얻으면 애쓰지 않아도 ’다’ 되는 것이 인생이라는, 제목 그대로 술술 풀리는 인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의식의 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를 정의하자면, "마음을 치료하는 침술이며 몸을 치료하는 침술이며 침을 사용하지 않는 침술이다"(16)고 한다. EFT는 침을 쓰지 않고 한의학의 경혈(타점, 침놓는 자리)를 두드려서 효과를 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두드리기 타점’을 두드리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육체 증상이 좋아진다고 한다. 이 책은 부록으로 ’쉽게 따라하는 EFT’라는 제목의 CD를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로 ’불안즉석해결 사례’라는 동영상을 보니 믿기지 않을 정도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데, 무슨 마법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EFT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경혈에 감정을 치료하는 탁월한 기능이 있음’이 발견되면서부터라고 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경락이 막혀서 생기게 되고, 해소되지 않은 과거의 부정적인 감정은 반드시 몸에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면 부정적인 신념이나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EFT는 경락을 두드려서 막힌 곳을 소통시킴으로 몸에 나타난 신체적 증상은 물론 부정적 경험에 결부된 부정적 감정까지 지우는 기술이다. 

어찌보면 접근하는 이론은 잡탕 같은 책이지만, <술술 풀리는 내 인생>이 가진 큰 차별성은 ’한의학의 경락’을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경혈을 손으로 두드림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마인드콘트롤’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치료하는 이런 직접적인 기술은 처음 접해보는 듯하다. 또 하나 이 책이 가진 차별성은 확언을 통해 ’자신을 수용하는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작업은 단순해보이지만 심리학적으로도 상당히 의미있는 작업이라 여겨진다. 

이 책이 말하는 EFT 기술은 단순하다. 그러나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장자의 철학을 기반으로 ’마음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마치 새로운 종교를 창시하기라도 할 듯한 기세이다. 마치 목사님이 성경을 설교하고, 스님이 법전을 설파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해탈의 경지를 꿈꾸는 것은 좋은데, 삐딱한 종교 비판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이 솔직히 읽기 좀 불편했다. 왜 나는 이 책을 읽는데, 신흥종교의 새로운 교리를 읽고 있는 느낌이 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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