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 - 오스왈드 챔버스의 성령론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1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성령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하기 위해서만 역사하신다"(15).


그렇게 하는 것이 허락된다면, 나는 이 책에 담긴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문장(표현)과 가르침만으로 이 글을 쓰고 싶다. 나의 말을 섞지 않고 말이다. 영적 진리를 이보다 더 명쾌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확신있게 선포하는 하나님의 사람을 만나보지 못한 듯하다. 언제나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철저하게 예수가 달린 십자가를 향하여 있고, 놀라운 영감으로 가득차 있다.

<그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성령론'이다. 오순절 교단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신학 공부를 하고, 또 목회자로 사역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특별히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성령론'이 더욱 궁금했다. 오스왈드 목사님의 가르침을 읽을 때면, 엠마오로 향하는 두 제자처럼 마음이 뜨겁게 달구어지는 역사가 일어나고 가던 길을 돌이키는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나를 설레게 했다.

그런데 나는 제목만 읽고도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성령론'에 관한 책인데 제목이 <그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라니! '성령'을 주제로 한 어떤 설교나 가르침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메시지이다. "성령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하기 위해서만 역사하신다"(15).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성령론'은 바로 이 한 문장 안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모든 가르침의 핵심이 들어 있다. "성령은 언제나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신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성령을 받아야 하는 가장 절대적인 이유이다"(37).

역사적으로 '성령'이 나타나시는 '현상' 때문에 오해와 비난과 핍박을 당했던 오순절 교단에서는, 전통적으로 성령을 체험하는 성경적 현상과 그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에 주안점을 두고 성령론을 펼쳐온 것이 사실이다. 성령세례와 방언 현상이라든지, 신유와 같은 성령의 능력에 관한 연구 논문이 많다. 그런데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성령을 선물로 받은 사람의 특징을 이렇게 정의한다. "성령을 선물로 받은 사람의 특징은 하나님을 향한 헌신이다"(31). 성령을 선물로 받은 증거는 하나님을 향한 헌신이라는 것이다! 성령론을 가르칠 때, "각 사람에게 성령의 나타남을 주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는 구절을 근거로 '성도의 유익'을 많이 강조해왔는데,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그 초점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성령을 받고 하나님을 향한 헌신의 사람이 되는 것을 성도의 '유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성령론'에는 '오순절' 사건을 인류 역사 가운데 다시는 반복될 수 없는 단 한 번의 사건으로 보는 관점(33-36) 등 아직 신학적인 논쟁의 여지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그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는 우리가 반드시 붙들어야 할 푯대, 그러나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성령을 어떤 능력으로만 생각할 때 내주하시는 성령에 대한 놀라움을 잃게 된다. 성령 사역에서 많이 간과되는 부분은 성령이 우리로 하여금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한다는 점이다"(36). 성령을 사모하는 자마다 그 간절함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진지한 질문해봐야 할 것이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이렇게 답한다. "당신은 왜 성령으로 세례 받기를 원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님을 증거하기 위해'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52-53).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언제가 '내'가 아니라, '주님'만 바라보도록 영적 시각을 교정해주며,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하나님께서 내게 행하실 일을 기대하게 만들어준다. "우리 안에 임하시는 성령은 예수님을 위하여 뭔가 '하도록 하는' 영이 아니라 우리로 주님의 완전한 기쁨이 '되게 하는' 영이다"(32). 하나님을 위해 위대하고 성공적인 모험을 하라고 성령 세계를 주신 것이 아니다. 성령 세례를 주신 것은 "오히려 우리가 지금 있는 곳에서 예수님의 만족이 되라고 주신 것이다"(70).

이 책의 제목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듯이, 성령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한다! 복음을 쉽게 설명한 '4영리'를 보면,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 구원이요, 거듭남이라고 설명한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언제나 내가 있어야 할 자리, 그리고 예수님을 모셔야 할 자리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성령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의 밑바탕에는 부요가 아니라 궁핍이 있다고 말씀한다. 그리스도에 대한 결단이 아니라 완전한 좌절감이 있다는 것이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그 완전한 좌절감 속에서만 비로소 누릴 수 있는 영적인 자유함을 선물한다! 해방의 기쁨은 얽매인 고통이 클수록 더 벅차오르는 법이다. 이 책은 나의 내면을 변화시킬 성령의 능력이 아니라,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시는 성령의 사역에 집중하게 만든다. 내가 주님을 위해 할 일이 아니라, 주님이 내게 이루실 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오르게 한다. 이 순간에도 내가 기대하지 않는 방법으로 나의 삶에 침투하실 성령님을 기대한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성령론'은 특별하고 새로운 신학이 아니다.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성경적 가르침이다. 모든 성령론은 바로 이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 누구에게보다 내가 속한 오순절 교단에 필독서로 추천하는 바이다! <그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 이 말씀 앞에 나의 얉은 신앙을 회개한다. 이 말씀이 중심에 서야 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