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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성공 - 왜 우리는 불행한 성공에 집착하는가?
김지영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왜 우리는 불행한 성공에 집착하는가?
"치유되지 못한 상처는 우리를 원치 않는 성공으로 달려가게 만든다"(40).
'성공 = 행복'이라는 공식이 견고하게 우리 사회를 지배해오고 있다. 나도 이 공식의 지배 아래 살고 있었음을 인정해야겠다. 누구에게나 멋져 보이는 일이 있었고, 그래서 그것을 꿈꾸었다. 그러나 막상 그 꿈에 한 걸음 다가간 나는 당황했다. 꿈이 이루어지면 매우 행복할 것이라 믿었는데, 그 자리에 오르니 오히려 고달파지는 것이 아닌가. 즐겁기보다는 힘에 겨울 때가 더 많다고 고백하면, 주변 사람들은 배부른 투정이라고 일축했고, 어떤 사람들은 투정마저 자랑이라고 비딱하게 받아들였다. 법대나 의대를 다니다 자퇴를 하고 꽃집을 차리거나 화장품 판매업을 시작했던 친구들의 심정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성공이 곧 행복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우리는 이토록 성공에 집착하는가? 명문대 대학원을 다니며 어린 나이에 시간 강사로 뛰고 있는 후배가 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이 보기 좋다고 했더니 후배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자신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왜 그토록 무섭게 공부에 매달리는지 물었다. 후배는 여자를 무시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고, 아무도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공부를 택했다고 대답한다. 후배는 꿈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꽃피우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전쟁을 치루는 중이었다. 후배와의 대화 때문이었는지, "왜 우리는 불행한 성공에 집착하는가?"라는 이 책의 물음이 꽝하고 마음에 부딪혔다.
<행복한 성공>의 저자는 "치유되지 못한 상처는 우리를 원치 않는 성공으로 달려가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상처받은 내면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타인의 평가에 목을 매게 만든다. 자신의 내면에 눈뜨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안정감을 찾는 것이다. 즉, 내가 느끼는 만족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에게 느끼는 부러움이나 인정 등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고,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남 보기에 좋은 꿈'을 설계하고, '남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은 겉이 화려할수록 오히려 내면은 공허와 허탈에 시달리게 된다고, <행복한 성공>은 말한다.
<행복한 성공>은 성공하기 위한 꿈에서 벗어나, 행복하기 위한 꿈을 꾸도록 인도하는 탈출구 같은 책이다. 내면을 치유하는 심리 치유서로 읽히기도 하고, 자기계발서로 읽히기도 한다. <행복한 성공>은 '성공'이라는 신기루에 사로 잡힌 현대인의 불행한 실존을 보여준다. 성공을 향한 그 맹목적인 집착이 흡사 좀비를 연상시킨다. <행복한 성공>이란, 한마디로 진정한 자신, 온전한 자신으로 사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남이 아니라, 내가 기준이 되어 살아가는 능동적인 삶! 이를 위해 저자는 '행복한 성공 찾아가기', '행복한 성공 발견하기', '행복한 성공 유지하기'라는 세 가지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길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트레이닝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질문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의외로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 안에만 갇혀 사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실현하는 삶은 분명 다를 것이다. 돌아보면 대가족 안에서 자라난 나도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고, 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독불장군처럼 행동할 때도 있는 듯하다. 타인과 자신의 경계에서 주체적으로 소통하며 사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성공>은 너무 많이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도록 훈련시키는 책이다. 휘둘리지 않고 자신 안에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삶이라고나 할까.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진정 내가 원하는 길인지 점검해볼 수 있다. 만일 잘못된 길이라면 이 책이 탈출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