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여행지 세계여행사전 1
내셔널지오그래픽 편집부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생에 꼭 한 번은 가고 싶은 여행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엄선하여 추천한 지구촌 여행지 500곳!

인생은 나그네길이요, 삶은 여행이라고 노래한다. 어차피 사는 것이 여행인데 왜 우리는(적어도 나는) 이토록 여행에 목말라 하는 것일까. 얼마 전, 우연히 재방송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필리핀 소녀가 잊혀지지 않는다. 일명 ’쓰레기 산’이라 불리는 동네, 그곳에서 태어난 사는 소녀였다. 산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보다 더 비참하게 느껴졌던 것은 태어나서 동네밖으로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는 소녀의 고백이었다. 한 발만 동네밖으로 내딛여도 그렇게 쓰레기 더미를 뒤져가며 살지 않아도 될 듯한데 그 소녀는 쓰레기 산에 갇혀 살고 있었다. 한 번도 바깥 세상을 본 적이 없고, 경험해보지 못한 그 소녀의 손을 잡고 나와 바깥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소녀를 데리고 나와 바깥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보며 고마움을 느꼈다. 그 짧은 여행이 소녀의 마음에 희망과 기대와 의지를 심어주기를, 그리고 세상 밖으로 박차고 나오기를 마음으로 기도했다. 

내게도 세상을 경험하고 본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내게 여행은, 내가 머물고 있는 이 삶의 자리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이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을 온 몸과 마음에 새기는 작업이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을 만날 때면 나는 감사를 배웠다. 낯선 문화와 부딪힐 때면, 내가 옳다고 믿는 삶의 방식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돌아보게 된다. ’아’ 소리도 내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 앞에 서면, 마음이 숭고함이라는 감정에 감전되는 동안 내 안의 문제가 작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여행 자체를 삶의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메마른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내 삶을 환기시켜줄 지구촌 여행을 늘 꿈꾸며 산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구촌 여행이 꿈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여행을 실행하기 위해 내가 넘어야 할 장벽이 많기 때문이다. 선뜻 세상을 향해 나서지 못하게 하는 많은 장벽이 존재하지만, 가장 큰 장벽은 사실 두려움이다. 낯선 세상과 낯선 문화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준비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여행사전>과 같은 책은  준비를 도와주는 가장 훌륭하고 좋은 친구이다. 또 여행에 대한 소원의 불꽃이 일상에 젖어 금방 시들해지지 않도록 불길을 활활 지펴주는 불쏘시의 역할을 해준다. 오늘도 나는 여행 책을 읽으며 부픈 꿈에 계속해서 바람을 집어넣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길 위에 나선 나와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계속되는 여행 서적에 자극을 받아 가까운 곳에서 쉽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비행기 티켓과 숙소의 예약을 마친 상태이다. 그렇게 내딛는 한 발이 나를 세상 속으로 이끌어주리라 기대하며 말이다.   


"이 책은 여행지에 도착하기까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 전체에 대한 책이다."
(세상으로 나가 탐험하고 보라 中에서)

<세계여행사전>은 내셔럴 지오그래픽이 엄선하여 선정한 지구촌 여행지 500곳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이다. 다른 여행 서적에 비해 구성이 특이하다. 전체를 구성하는 아홉 개의 테마가 ’교통수단이나 여행 유행’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강, 바다 , 호수를 따라가는 물길 여행
끝없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자동차 여행
꿈의 세계로 달리는 기차 여행
순수하고 소박한 즐거움을 찾는 걷기 여행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느끼는 문화 탐험 여행
이국적인 맛과 향을 즐기는 음식 여행
열정과 모험으로 가득 찬 레저, 스포츠 여행
새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비행기 여행
위대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인물 여행

전문가들이 선정한 여행 테마라 그런지 스케일도 크다. 나에게는 불가능해보이는 여행 테마나 여행지도 있다. 가보고 싶지만 쉽지 않을 것 같은 ’아마존 강’이 그렇고, 해보고 싶지만 비용이 걱정되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상공 비행’(574-575)이 그러한 예이다. 

이 책의 장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엄선한 테마와 여행지라는 것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세상은 넓고, 인생을 짧다. 그런 점에서 <세계여행사전>의 가장 큰 매력은 여행지를 선정하는 데 후회없는 선택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보증하는 여행지라면 믿을 수 있다. 이 밖에 성수기와 비수기, 날씨, 여행 일정, 숙소와 관련 웹사이트, 여정을 표시한 지도 등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조언도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 하나로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금물이다. <세계여행사전>은 여행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주는 여행 지도라고 보면 좋을 듯 하다.

사실 이 모든 것을 떠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여행지와 그곳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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