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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감 - 동물과 식물의 모든 것 ㅣ 체험 도감 시리즈 1
사토우치 아이 지음, 김창원 옮김, 마츠오카 다츠히데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살아있는 자연 속으로!
여름방학 때마다 나를 가장 곤란하게 했던 방학숙제는 바로 곤충채집이었습니다. 잠자리채를 하나 사서 산에도 올라보았지만, 결국 관찰일기는 백과사전을 찾아 적당히 베끼고, 곤충표본은 문방구에서 파는 것을 사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엄마들이 아이들 과제를 자기 숙제하듯 도와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런 방학숙제를 도와줄 만한 참고자료도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즘도 그런 방학숙제를 내주는지 모르겠지만, <자연도감>이 있다면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책을 받아보기 전에는 백과사전 같은 책일 거라 짐작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연도감>은 기존의 백과사전과는 조금 다른 컨셉으로 구성되고, 집필되었습니다. 동물과 식물에 대해 단답형적인 지식을 정리해놓지 않았습니다. <자연도감>은 살아있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동물과 식물을 '직접 관찰'해보도록 이끌어줍니다. 실제로 도전해보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을 관찰하기 편한 옷차림과 도구에 대한 설명, 관찰 방법까지 자세히 기록하며, 스스로 자연을 탐구해보도록 집필되었습니다. 곤충류, 조류,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조개류, 그리고 식물까지 자연을 고루 관찰해보도록 해줍니다. 사실 <자연도감>이 가르쳐주는 대로 직접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활용해보기보다 백과사전을 참고하듯 읽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자연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방법은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요즘 아이들 책을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낍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자녀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투자를 해주시는 부모님들 덕분에 매일 양질의 교육도서가 쏟아져나오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자연도감>을 보니, "자연을 책으로 배웠습니다"라는 말이 마음에서 생겨납니다. 좋은 책이 발간되고 그것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분명 특권이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가뜩이나 게임이나 가상 세계에 빠져 사는 아이들이, 자연은 휴가 때에나 찾는 곳 정도로만 인식하고 동물과 식물을 책으로만 배운다면 그것은 오히려 실패한 교육이 아닐까요. <자연도감>에서 제안하는 자연 관찰이 현재의 생활양식이나 교육제도 아래에서 보면 위험하고, 실현 불가능한 탐험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을 향한 탐구정신만이라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