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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영어 (책 + CD 1장 포함) - 해외선교 영어 가이드북
박은영 지음 / KMC(기독교대한감리회) / 2010년 4월
평점 :
선교를 위한 영어도 배우고, 선교 전략도 배우고!
몇 년 전, 갑자기 필리핀 단기선교팀에 합류했던 경험이 있다. 오랫 동안 선교를 준비한 청년 지체들을 따라가는 것이었기에 별 걱정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내게 주어진 미션은 사진 촬영, 사역에 필요한 도구 제작, 장 보기, 선물 준비, 회계 등 주로 팀을 조력하는 사역이었다. 일명 그림자라고 하는 조력 사역이 내 임무였지만, 필리핀은 영어권이었기 때문에 현지어를 몰라도 복음을 전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현지인과 마주하면 간단한 영어회화조차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따라와 관심을 보이는 현지 어린이들을 보고도, 겨우 인사를 건네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렵게 떠난 선교여행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그대로 흘려버린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쉽기 그지 없다.
아무런 준비없이 떠난 선교여행에서 가장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준비되지 않은 선교여행은 잘못하면 ’관광’이 되겠구나 하는 자기반성이었다. 가장 당황스러우면서도 안타까웠던 것은 어느 마을을 방문했을 때였다. 손자가 아픈데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할머니가 우리 팀을 반기며 기도를 부탁했다.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도록 영어로 기도하고 싶었는데,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in the Name of Jesus, A-men!"이 전부였다! 영어로 기도해주시는 선교사님 옆에서 다음에는 반드시 준비를 철저히 해서 오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선교영어>는 단순히 선교를 위한 회화를 배우는 책이 아니다. 영어로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를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전도전략서로 읽힌다. 한마디로, "영어로 복음 전하기"라는 목적에 매우 충실한 교재이다. 특별히 단기선교를 준비하는 팀들에게 아주 훌륭한 교재가 되어줄 것이라고 본다. 보통은 선교영어라고 하면 영어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훈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이 교재는 그것에서 한 걸음 앞으로 더 나아갔다. 의사소통 훈련은 물론 영어로 복음을 전하는 방법론까지 함께 고민하며 전략을 세워나간다.
개인적으로는 복음을 전할 때 제시할 수 있는 영어성경 구절을 선별하여 ’전해야 할 복음’을 정리해준 것이 가장 좋았다. 더불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굉징히 실제적인 훈련교재이기 때문에 선교훈련 팀이 함께 진도를 나가며 실제 복음을 전하는 상황을 연습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2부에 실린 ’해외 실용영어’나 ’세계영어’는 선교 현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친절하고 따뜻하게 녹아 있다. 선교여행을 처음 떠나는 지체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의 불꽃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 않는 것인가 보다. 이 책 <선교영어>에 바로 그러한 불꽃이 살아있다. 마치 실제 강의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친근한 어투로 교재가 집필되었는데, 직접 현장에 있었다면 저자와 함께 나의 마음속에도 복음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을 것 같다. 단순히 ’선교’라는 주제어로 영어를 공부하는 교재려니 생각하고 펼쳐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이 책 안에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빛처럼 복음의 빛이 충만하다.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고민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훈련 교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