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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데이비드 웨슬 지음, 이경식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21세기 금융 흐름에 관한 가장 사실적인 세계 경제 다큐멘터리"
"100년 만에 맞은 금융위기로 모두가 혼란스러웠던 지난 몇 년간, 세계 모든 나라의 금융계와 모든 언론이 분초를 다투며 주시한 곳은 백악관이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와 벤 버냉키 의장이었다. 왜일까?"
벤 베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4일 오전(현지시간)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이라는 책을 읽지 않다면 절대 주목하지 않았을 뉴스였다. 월가는 물론, 지금 모든 시장의 관심은 금리정책의 키를 쥐고 있는 버냉키 의장이 이 자리에서 금리 인상과 관련된 발언으로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세계 경제의 위기를 피부로까지는 느끼지 못해도 그 위기감과 공포는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막연한 불안감이었던가. 이 책이 내게 일깨워준 교훈은 내가 세계 경제에 어느 정도 무지한가였다. 이제야 매일 경제면을 장식하고 있는 ’버냉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에 뉴스를 검색해보니 매일경제신문의 장경덕 논설위원이 그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었다. "1930년대 대공황의 원인을 깊이 연구한 버냉키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데 남다른 과단성과 창의력을 발휘했다. 2007년 9월 5.25%였던 단기기준금리를 15개월 새 10차례나 내려 제로수준으로 낮췄다. 명목금리를 더 이상 낮추기 어렵게 되자 국채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자산을 사들이거나 담보로 잡고 돈을 푸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썼다. 그런 그를 시장에서는 ‘헬리콥터 벤’으로 묘사했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대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말이다."
"여전히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위협적이다.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짊어진 채 위기의 최전방에 서 있던 버냉키 의장은 강력한 쓰나미의 파고를 어떻게 감내하고 잠재웠을까?"
이 책은 최근 3년간 세계의 금융시장에서 벌어진 금융전쟁의 ’드라마’를 현실감 있게 재연했다. 그중에서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금융위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직을 맡고 있는 세계 경제 사령관 ’버냉키’가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자세히 다루었다. 초를 다투며 긴박하게 돌아가는 금융전쟁의 현장이 그대로 노출되며 긴장감을 더해준다. 이 한 사람의 판단과 결정이 미치는 영향력은, 현재 모든 시장이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버냉키는 전임 의장 그린스턴에 견주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다소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성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버냉키 의장은 경쟁이 치열한 금융 시장에서 대마불사식 경영 방식은 최대 장애물로, 이는 금융 시스템의 다양성과 효율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은 무엇보다 중앙은행의 역할과 힘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책을 읽을수록 왜 이 책을 "21세기 금융 흐름에 관한 가장 사실적인 세계 경제 다큐멘터리"라고 하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세계 경제나 금융정책은 나에게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그러나 내가 실감하든, 실감하지 못하든 버냉키의 한마디는 나비효과의 파장처럼 세계를 뒤덮으며 지구의 한 자락에 선 내 삶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당장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다는 보도에 나의 관심도 모아진다. ’금리 인상’ 정책이 세계 경제는 물론 나의 개인 경제에 미칠 영향도 가늠해보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