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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 부모를 위한 육아능력 향상 프로젝트
박수경 지음 / 작은씨앗 / 2010년 3월
평점 :
엄마 자격 시험을 본다면, 몇 점짜리 엄마일까?
어릴 때부터 아토피 때문에 고생이 심했던 한 선배 언니가 내 앞에서 펑펑 울었던 적이 있다. 아토피가 발생하게 되는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생아 때 목욕을 제대로 씻겨주지 않으면 아기에게 아토피가 생긴다는 말을 누군가에게서 들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낳고 엄마가 많이 울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언니는, 자신의 피부를 보며 아기일 때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렇게 울었던 것이다.
엄마가 되는 것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분야는 바로 심리학이다. 길게는 0-7세, 짧게는 0-2세의 아이들에게 엄마(양육자)가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다. 심리학에서는 엄마(양육자)와 함께한 그 기간이 한 아이의 평생을 결정짓는다고 경고한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엄마(양육자)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을 때마다, 과연 엄마(양육자) 자격을 가춘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회의하게 된다.
만일 엄마 자격 시험 같은 것을 본다면, 나는 과연 몇 점짜리 엄마가 될 수 있을까? NAVER 생활의 게임 시리즈인 <엄마가 간다>는 내가 과연 몇 점짜리 엄마인지 체크해볼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엄마 시험을 목적으로 한 책은 아니지만, 엄마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육아상식과 육아자세를 퀴즈를 통해 공부하는 방식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육아상식은 "아기를 키우면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해결법과 대처법"에 대해서, 육아자세는 "엄마로서 겪게 되는 다양한 고민을 해결하고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육아 경험도 없고, 예비 엄마도 아닌 나는 거의 모든 문제를 찍어야 했다. ’엄마’들은 이런 것들을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인가.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신생아는 언제부터 업어줄 수 있을까, 아기 배밀이는 언제부터 하는 게 좋을까, 미숙아의 예방 접종시기도 정상아와 같을까, 신생아는 하루에 몇 번, 몇 분 동안 목욕을 시켜야 할까, 먹다가 잠든 아기도 트림시켜야 할까, 신생아에게도 직접 햇볕을 쬐어주는 게 좋을까, 알레르기 체질이 피해야 할 음식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아기가 갑자기 열이 날 때의 응급처치법으로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아기의 시력은 몇 세에 성인과 같은 시력으로 발달할까, 설사하는 아기에게 해야 할 일로 옳은 것은 무엇일까, 아기에게 생수를 먹이는 것이 좋을까 등등. 잘못된 상식을 알고 있으면 치명적일 만큼 심각한 문제들도 많아 긴장이 되었다. 육아 경험자가 옆에 없으면 초보엄마들은 실수도 많이 하고, 당황할 때도 많을 것 같다.
낳기만 하면 아이들은 저절로 큰다는 말은 이제 버려야 할 말인 듯 하다. 심리학 교수님께 "과연 엄마가 될 자격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라고 여쭤본 적이 있다. 교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충분히(enough) 좋은 엄마가 되면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충분히 좋은 엄마란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엄마가 간다>는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오늘’ 엄마의 작은 노력이, 한 아이의 평생을 바꾸고,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는 좋은 씨앗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축복하며, 한없는 존경과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