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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라 - 김연아.박지성.강수진.조오련.엄홍길, 도전편 ㅣ MBC 희망특강 파랑새 1
MBC 희망특강 파랑새 지음, 김성희 그림 / 리잼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어린이 자기계발서
뜻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고, 끊임 없이 도전하라! 꿈은 이루어진다!
아버지는 우리 4남매를 데리고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셨다. 터울이 많이 지는 막내는 뒤늦게 합류했지만 말이다.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은 대부분 산에 있다. 우리는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 산보다 바다나 물에서 놀기를 더 좋아했지만, 언제든지 아버지가 산에 가자 하시면 군말없이 따라나서야 했다. 지금도 탁트인 산 정상에 올라서는 그 순간의 기분이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는 조용히 시원한 산 바람에 땀을 식히며, 오래도록 산 아래의 너른 세상을 바라보았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았던 풍경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자리가 존재하고 각 분야마다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그곳에 오르기까지 구슬땀을 흘려온 ’과정’은 생략한 채, 누군가 올라선 정상만 부러워하는 것은 욕심의 또다른 모습일 것이다. 땀 흘려 오르려 하지 않고 산의 정상만 바라보는 사람의 꿈은 꿈이 아니라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리젬에서 발간한 <꿈(을) 꾸(어)라>는 2008년 MBC에서 <희망특강 파랑새>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각각의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을 선정하여 그들의 꿈과 도전을 들려준다. <1권 도전편>에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피겨여왕 김연아, 산소탱크 박지성, 강철나비 발레리나 강수진,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인간탱크 엄홍길 대장님이 그 주인공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두 가지 오해를 했다. 첫째는, 여기에 소개된 인물들이 직접 강의를 해주었을 것이라 생각했고, 둘째는 위인전과 비슷한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희망특강 파랑새>는 강의를 해주시는 전문 강사님들이 따로 계시다. 그분들이 직접 성공한 인물들을 인터뷰하여 ’성공 요인’을 분석해내었다. 이 책은 위인전의 성격보다 ’꿈을 이루기 위한 어린이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위인전을 통해 만나는 인물들보다 친근하게 느껴지고, 그들이 이룬 꿈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매력이 있다.
<희망특강 파랑새>는 피나는 노력으로 꿈을 이룬 여섯 명의 인물들은 뜻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고, 위기가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자신만의 꿈을 이루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과 눈물은, 꿈을 이루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희망특강 파랑새>는 위인전과 닮았으면서도, 위인이 주는 교훈에 ’자기계발서’를 접목하여 차별화된 장르를 개척해내었다. 이야기를 읽으며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요점을 정리하여, 자기 삶에 적용해볼 수 있는 지점까지 나아간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책과 함께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위인전을 함께 선물하면 좋을 듯하다.
아름답고 희망찬 꿈을 꾸라고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불안하고 소란스러운 뉴스들이 연일 들려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어린들이의 꿈에 기대를 걸어본다. 산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알게 해주셨던 나의 아버지처럼, 그들의 꿈과 인생을 지지하며 어린이들이 올라야 할 산에 동행해주는 그런 어른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