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어른백서 : 연애편 판타스틱 어른백서 1
이명길 지음 / 작은씨앗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연애도 공부가 필요하다. 고수에게 한수 배우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마음을 간지럽히고, 따사로운 햇살이 괜실히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다. 한마디로 연애하기 딱 좋은 계절. 날이 좀 풀렸나 싶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거리마다 커플이 넘쳐난다. 휴일 오후, 영화관에서 백화점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지나는데 커플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돌아보니 거짓말처럼 혼자 걸어가는 시민은 나 홀로였다. 눈치 챘겠지만, 나는 ’솔로 천국, 커플 지옥’을 외치는 솔로 중에서도 모태 솔로 ’오나미’ 성녀님 급의 솔로이다.

특별히 ’독신’을 고집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난 ’연애’에 빠져들지 못하는 것일까. 길거리에서 좇아오는 남자들도 있었고, 버스에서 따라 내리는 남자들도 있었고, 자신의 이상형이라며 고백해오는 남자들도 있었는데, 왜 나는 변변한 연애 경험 한 번 없이 여태 혼자일까. 

이 나이에 이제 와서 딱히 솔로 탈출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가진 문제만이라도 진단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판타스틱 어른백서 - 연애편>을 읽었다. <판타스틱 어른백서>는 상식, 재테크, 연애, 비즈니스 등 영역별로 각각의 전문가들이 엄선한 Quiz를 풀어가며, 문제풀이를 통해 고수로부터 한 수 배우도록 구성되어 있다. <연애편>은 총 7step 나누어, 한 step 당 대략 30문제 정도의 Quiz를 푼다. 각각의 문제에는 별 하나에서부터 별 다섯까지의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다.

평소 친구들의 연애 상담 상대가 되어줄 때, 경험보다 이론의 달인이라는 칭송을 많이 들어왔는데 이 책이 비로소 그것을 증명해주었다. 믿기지 않지만 나의 성적은 거의(!) 만점에 가깝다. 너무 많이 알아서 결혼을 못하는 것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맞는가 보다.

아깝게 틀린 문제가 있는데, 이것이다. 별 다섯의 난이도를 가진 문제인데, "상대방에게 호감은 있지만 용기가 없을 때 ’이것’을 활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일까?"  ① 어둠  ② 음악  ③ 드래곤볼  ④ 미니홈피 스킨선물  ⑤ 돈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2번 음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함정이었다. 정답은 ’1번 어둠’이다. 문제 해설을 보면 이렇다. 사회심리학자 거겐은 ’어둠’이 연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는 것이다(204). 단, 이것은 ’어둠’을 의미하는 것이지 ’으슥한 곳’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트를 할 때는 너무 밝은 곳보다는 적당한 조명이 있는 어두운 장소를 활용하라는 고수의 가르침이다.

가볍게 한 연애가 상대에게는 평생을 안고가는 치명적인 상처가 되기도 한다. 젊은 청춘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무분별한 연애’ 행위를 삼가라고 충고한다. 누군가의 무분별한 연애 때문에 나는 소중한 친구 하나를 잃었기 때문이다. 첫 연애에 실패한 내 친구는 그 충격으로 자기 목숨을 버렸다.

<판타스틱 어른백서 - 연애편>은 재미로 풀어보고, 재미로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솔직히 ’어른백서’라고 하기에는 다소 가볍다. ’연애’를 공부한다는 것은 넓은 의미로 ’배려’를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애 기술을 다룬 책을 읽으며 지나치게 진지해지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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