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마케팅 - ‘마음’을 낚는 어부가 되는 법
정성희 지음 / 시니어커뮤니케이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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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케팅의 New OASIS, 무의식!


세상이 풍요로울수록 ’마케팅’ 분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듯하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내놓는 전략과 전술은 마치 목숨을 내어놓고 전력투구하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직접적으로 마케팅 관련 일을 하지도 않고, 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살아가는 내가 마케팅 분야의 책을 관심 있게 읽는 것은 ’방어’가 목적이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소비자의 욕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마케팅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그만큼 마케팅 전략도 정교해지고 치밀해진다. 특히 심리학의 발전과 뇌 연구의 성과가 마케팅에 응용되면서 ’마케팅’은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내가 마케팅 전략에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는 심리를 파고드는 마케팅이 싫다. 마케팅 전략이 공격적일수록, ’당하는 소비자’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경계심이 생겨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선택과 소비생활이 지배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불편하다 못해 무서워진다. 

앞선 마케팅 전략을 논하는 <무의식 마케팅> 역시 방어적인 측면에서 읽었다. 책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독자인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다소 엉뚱하지만, 마케팅 관련 서적은 마케터들만이 아니라 소비자도 읽고 그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의식 마케팅>은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무의식’이라는 코드를 마케팅의 새로운 해법으로 내놓고 있다. 마케팅이 본색을 드러내는 듯하다.

"의식과 무의식 중에 누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까? 답은 간단히 말해 무의식이다. 무의식은 수억 년 동안 사용되어 왔지만 의식을 사용한지는 불과 5만년 정도밖에 안 된다"(8). 의식보다 무의식의 힘이 세다는 설명이 내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무의식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며 살아왔다는 반증일 것이다. ’무의식’의 존재와 그 영향력의 크기를 깨달을수록 그동안 의식과 합리적인 이성을 얼마나 맹신해왔는지 자각하게 된다. 

<무의식 마케팅>은 현장의 사례들을 분석하며 도식적으로 이론을 설명해주고 있어, 흥미롭게 읽으면서 현재 마케팅이 주력하고 있는 공약지점과 그것을 파고드는 전략을 쉽게 배울 수 있다. 마케팅만이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양식까지 보인다. 

사실 나는 사는 일에 ’머리’를 지나치게 굴리며 살기를 원치 않는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지나치게 계산적인 사람이나 전략적인 사람을 거의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그런 점에서도 고도의 전략으로 무장한 ’마케팅’에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더욱 열심히 그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는 모순에 처하지만, 그렇게 마케팅 전략을 공부하면 ’나’와 ’세상’을 더 잘 알게 되는 유익과 재미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주체적이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마케터가 아니더라도 <무의식 마케팅>과 같은 책은 읽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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