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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지 - 제왕들의 인사 교과서 ㅣ Wisdom Classic 2
박찬철.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인재를 알아보고 등용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인재를 얻고 싶지 않은 리더가 어디 있겠는가. <인물지> 역시 이렇게 반문한다. "인재를 구함에 총명하고자 애쓰지 않고, 인재를 임명함에 그저 편안하고 한가로움이나 얻고자 한 분이 누구 있었던가?" 그렇다. ’사람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는 진리에 반기를 들 리더는 없다.
그러나 정작 현실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는 인재가 없음이 아니라 인재를 알아보지 못함이고, 인재를 구하지 못함이 아니라 인사 ’정책’의 실패이다. 인사 청탁이나 가족 경영, 부자 세습 등과 같은 현상만 보더라도 그 자리에 합당한 인재인가 보다 사적인 사유가 중요한 인사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고 만다. 뿐만 아니라,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인재를 증명해주는 각종 ’서류’들이 실제 실력과 다를 때도 많기 때문이다. 토플 만점자가 오히려 영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보도처럼 말이다. 또한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하다 나중에야 그것을 알아보고 발탁해준 은인을 통해 성공한 사례들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간사한지, 인사 결정권을 가진 위치에 선 자들이 때로는 자기보다 잘난 후배의 앞길을 의도적으로 막기도 하고, 나보다 상대가 더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밟는 일도 서슴치 않는 것이 인간 조직이다. 때문에 우리는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인사를 제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역사를 보더라도 충신보다 간신이 많고, 어떤 조직체이든지 능력이 없는 자들이 섞여 들어와 허명만 갖춘 인사들의 폐단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인사 교과서’의 고전으로 통하는 <인물지>는 바로 인사가 통치의 요체임을 보여준다. <인물지>는 올바른 인사를 위한 노력의 결과로 쓰인 책이다. <인물지>는 조조가 세운 위나라의 명신인 유소(劉邵)가 쓴 인사 교과서라고 한다. 유소는 조조의 인사참모였다. 그는 권력의 중심에서 기밀과 인사를 처리하는 직책을 역임했으며, 그 자신이 학문적으로 인물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주위로부터 인정받은 인물이라고 한다.
<인물지>는 인물을 파악하는 방법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원리들을 실용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정리해놓았다. <인물지>는 전반적으로 "사람의 타고난 재질은 다 다르고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구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올바른 인사’를 위해서는 재질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인재를 배치할 것"을 강조한다. 관건은 조직에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를 아는 것이며, 인재들의 본성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이다. 이것이 바로 <인물지>가 이야기하는 ’지인’(知人)과 ’용인’(用人)의 기술이다. 무엇보다 <인물지>는 눈에 보이는 증빙 서류보다 인물을 꿰뚫어볼 줄 알았던 선인들의 지혜와 통찰력을 살뜰하게 일러준다.
인재를 얻으려는 사람은 많지만 인재를 알아볼 수 있는 리더는 적고, 인사를 고민하는 조직은 많지만 정책에 성공하는 조직은 많지 않다. 인재를 알아보고 등용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을 얻고자 하지 않는다면 천하를 얻으려 하지 말고, 인재를 등용하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인재’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말하지 말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