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가볍게 해주는 현명한 네거티브
모가미 유 지음, 이지연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긍정만능을 외치는 세상에 부정적 사고를 권장하다.

우스울 때는 크게 웃어라.
화가 날 때에는 크게 화내라.
슬플 때에는 크게 울어라(54).


<현명한 네거티브>는 가히 전 세계적인 열풍이라고 할 수 있는 ’긍정의 힘’에 대한 반동이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부정적인 것만큼이나 ’지나치게’ 긍정적인 것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현명한 네거티브>는 긍정적 사고에 숨겨진 위험 요소와 함께 부정적 사고가 가진 강점을 증명한다. 

몇 해 전, 사랑하는 강아지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나보내야 했던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너무나 평화로웠던 날 아침, 동생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때 동생과 내가 정말 듣기 싫었던 위로의 말이 있었다. 바로 "괜찮아"라고 토닥여주는 말이었다. 모두들 걱정하는 마음으로 하는 소리라는 걸 알았지만, 상처난 마음은 "괜찮아, 괜찮아"라는 위로의 말을 거절했다. 마음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짐작도 하지 못하면서,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것인지, 우리는 도리어 그 위로의 말에 또 다른 분노를 느꼈었다. 특히 큰 충격을 받았던 동생은 참다 못해 이렇게 울부짖었다. "눈앞에서 끔찍한 사고를 목격했는데, 가족이었던 강아지를 떠나보냈는데, 눈앞에서 그 영상이 어른거려 견딜 수가 없는데,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거야? 전혀 괜찮지 않아."

<현명한 네거티브>에서 지적하는 긍정만능주의의 문제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과도한’ 긍정적 사고는 감당하기 힘든 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사람을 몰아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무조건 긍정적 사고를 강요하는 것은 상대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무관심한 처사이며 배려심 없는 태도임을 지적한다. 

’긍정’의 힘에 대한 과신은 ’부정적인 사고’를 무조건 부정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우리는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현명한 네거티브>는 과도한 긍정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현실을 회피하게 되면 오히려 큰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긍정적인 사고가 지나치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할 위급한 상황인데도 무리하게 긍정적이 되려고 애쓴 나머지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불리한 일에는 아예 눈을 감아버리고 부정적인 정보를 차단하는 긍정적인 사람일수록 심신의 센서가 마비되기 때문에 오히려 몸도 마음도 병들기 쉽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한다. 

<현명한 네거티브>가 부정적인 사고를 권장하는 것은, "아주 조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짐으로써 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부정적 사고는 특히 리스크 관리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한다. 개선은 잘못된 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실행하기가 어려우며, 그 잘못된 점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부정적 사고라는 것이다. 사물을 다각적으로 보고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는 부정적인 사고에서 문제해결 능력이 나온다고 한다.

’과도한’ 긍정적 사고의 위험과 ’조금’ 부정적 사고를 권장하는 <현명한 네거티브>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의 적절한 ’균형’이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로 힘차게 살아가거나, 어려운 환경을 긍정의 힘으로 멋지게 극복해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도전이 된다. 그런데 요즘 ’긍정의 힘’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 건강한 노력보다 달콤한 ’성공’에 더 욕심을 내고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긍정적 사고’ 자체가 하나의 우상이 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부정적인 사고에 매몰되어 살아가서도 안 되겠지만, 과도한 긍정적 사고도 경계의 대상임은 확실하다. 질리도록 긍정만능만을 외치는 세상이 귀담아 들어야 할 현명한 충고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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