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 - 2009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생각하는 책이 좋아 6
인그리드 로 지음, 김옥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휩쓸었다’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며, 신뢰할 만한 단체에서 선정하는 각종 ’최우수도서’에 이름을 올린 어마어마한 이력에 빛나는 성장소설이다. 각종 수상 이력과 ’성장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착한 책’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책의 무엇이 그토록 ’어른’들을 열광시켰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특별한 비밀을 가진 밉스 가족을 소개합니다.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은 정말 특별하다! 밉스네 가족은 ’열세 살 생일’이 되면 신비한 초능력을 갖게 된다. 특별한 밉스 가족을 잠깐 소개하자면, 엄마는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엄마는 실수도 ’완벽하게’ 한다. 맏이인 로켓 오빠는 온몸 가득 전기가 흘러 화가 나면 온 도시를 암흑에 빠뜨릴 수도 있다. 피시 오빠가 흥분하면 그저 그런 날씨가 갑자기 사나운 날씨로 돌변한다. 화가 나면 바람을 일키고 무서운 태풍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동생 샘슨은 아직 열세 살이 안 되었기 때문에 어떤 초능력을 갖게 될지 모르지만 숨는 일에 명수이다. 이제 막 이가 나기 시작하는 여동생 집시는 인형처럼 생겼다. 할아버지는 지진을 일으켜 땅덩어리를 넓힐 수 있다. 공중에 나도는 라디오 전파를 잡아서 유리병에 넣어 두고 두고두고 좋아하는 음악과 연설을 들을 수 있는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정말 특별한 분이신 아빠는 특별한 초능력도 없고 머리도 대머리이지만 착하고 다정한 분이다.


밉스 아빠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어요.
어떤 놀라운 초능력이 나타날지 기다려지는 밉스의 열세 번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아빠에게 사고가 일어났다. 엄마와 로켓 오빠만 아빠가 계신 병원으로 떠나고, 열세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아빠를 구할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열세 번째 생일을 맞은 밉스, 밉스에는 과연 아빠를 구할 수 있는 초능력이 생겼을까?

아빠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아빠가 계신 병원으로 가려는 밉스는 ’핵심 성서 공급 주식회사’라고 쓰여 있는 분홍색 버스에 몰래 올라탄다. 그리고 밉스의 계획을 눈치 챈 피시 오빠와 로켓 오빠를 짝사랑하는 ’바비’ 언니, 밉스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친구 ’윌 주니어’, 버스를 운전하는 레스터 아저씨와 몰래 버스에 숨어 있는 샘슨까지, 모두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모험을 함께 떠나게 된다. 밉스 아빠에게 기적이 일어날까?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에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밉스의 여행은 순탄하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분홍색 버스는 아빠가 계신 병원과 정반대의 길로 달렸고, 열세 번째 생일날 자신에게 나타난 초능력은 밉스가 기대하고 생각했던 초능력과 달랐다! "내 눈동자 색깔이나 발가락 길이가 그런 것처럼 내 초능력 또한 내가 바라던 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그런 것처럼 이제 나도 아빠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하나도, 하나도 없었다"(251).

일은 자꾸 꼬이고 몹시 힘들었지만, 그러나 밉스는 아빠를 찾아가는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이 풀리는 쪽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걸, 그게 아빠랑 만나는 걸 내일 아침까지 미뤄야 한다는 걸 뜻하더라도 나는 내 책임을 다해야 했다. 견길 수 없을 만큼 힘들어도 그렇게 해야 했다"(157).

꼬마 아가씨였던 밉스는 이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청소년’으로 성장했다. 윌 주니어를 통해 ’비밀은 밉스 가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고, 까칠하게 구는 바비 언니와 절대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사실은 바비 언니가 외롭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밉스는 자신에게 생명을 깨어나게 하는 초능력이 생겼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그것보다 훨씬 시시한 초능력을 갖게 되어 실망스럽고 혼란스러웠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밉스에게 나타는 초능력은 그 사람 몸에 그려진 문신이나 그림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이었다. 

아직 초능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잘 모르는 밉스를 가장 괴롭게 한 것은 레스터 아저씨의 마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분홍색 버스를 타고 다니며 분홍색 성경책을 배달하는 레스터 아저씨는 항상 자신이 없고, 말을 더듬었다. 아저씨 팔에 새겨진 ’론다’(엄마)와 ’칼린’(사장이 이분의 조카이다)이라는 문신을 통해 레스타 아저씨의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밉스는 왜 레스터 아저씨가 그렇게 자신이 없고 말을 더듬는지 깨달았다. 그 두 여자의 목소리가 아저씨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아저씨를 깔보는 말만 해 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여자의 지겨운 잔소리가 아버지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아저씨가 말을 더듬고 어깨를 움찔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던 것이다. 

그러나 ’릴 아줌마’ 아줌마를 만나고 아저씨 마음이 목소리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릴 아줌마가 레스터 아저씨를 격려하고 자부심을 갖도록 해줄수록, 시끄러운 두 여자의 잔소리는 사라지고 아저씨 자신의 목소리가 밉스에게 들렸던 것이다. 

밉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면 우리도 모두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머릿속에는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가 늘 뒤죽박죽 엉켜 있을 것이다. 내 머리속에서도 엄마 아빠 목소리가 툭하면 튀어나와 옮고 그름을 알려 주지 않던가! 애쉴리 빙과 엠마 플린트가 곁에 없는데도 걔들 목소리가 불쑥 튀어나오며 나를 괴롭히지 않던가, 그래서 내가 풀이 죽지 않던가! 나는 가슴에서 일어나는 나 자신의 큰 목소리를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구분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189).

밉스는 아저씨 스스로 그런 소리가 일어나든 말든 내버려 두는 것이 역겨웠다. 밉스는 앞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그런 식으로 쥐고 흔드는 걸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못된 사람의 못된 목소리가 그런 식으로 내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203). ’다른 사람의 마음의 소리’를 드는 초능력을 갖게 된 밉스는 훈련을 통해, 뒤죽박죽 들려오는 많은 목소리 중에서 귀 기울어야 할 소리와 흘려 들어야 할 소리를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밉스 가족만 특별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밉스 가족은 모든 사람이 나름대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초능력이 너무 ’특별’하기 때문에 그것이 초능력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초능력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하는 밉스의 엄마는 밉스에게 이런 말을 들려 준다. "모든 일을 늘 제대로 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너는 몰라. 모든 걸 잘하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란다"(80).

밉스 가족은 자신의 초능력을 조절하는 법을 훈련하고 자제력을 키운다. 초능력은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이웃에게 유익하게 사용될 때 진짜 값진 것이다. 열세 살 생일에 초능력을 갖게 되는 밉스네 가족처럼, 우리도 살면서 자신만의 장점을 발견하고 계발하게 된다. 밉스처럼 내가 가진 장점이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초능력을 가졌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가진 ’특별한’초능력을 서로 인정하고, 그것을 모두에게 유익이 되도록 사용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을 밉스는 알려 준다.

밉스가 가르쳐주는 가장 큰 감동은 ’내면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법이다. 레스터 아저씨처럼,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못된 사람의 못된 목소리가 나를 깔보는 소리를 해대는 데도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내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은 ’어른’들에게 더욱 뭉클한 감동을 주는 성장소설이다. 청소년들에게 밉스는 신나는 모험을 함께 떠나는 '특별한 친구'가 되어주겠지만, 어른들에게 밉스는 '특별한 스승'이 되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