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지 길들이기 리처드 칼슨 유작 3부작 1
리처드 칼슨 지음, 최재경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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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얄밉고 까다롭고 짜증나고 무례한 사람들을 다루는 법!


건방지고, 얄밉고, 까다롭고, 짜증나고, 무례한 사람을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하는 ’스크루지’에 비유한 것이 정말 탁월하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스크루지’ 보다 더 많은 ’스크루지’를 알고 있으며, 오늘도 나를 미치게 만드는 ’스크루지’ 때문에 열받고 성내는 하루를 보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늘어놓느라 하루가 다 갔다. 덕분에 ’스크루지’는 언제나 나의 대화에 끝없이 등장하는 주인공이 된다.

<스크루지 길들이기>는 "우리의 일상을 망치는 스크루지를 피하고, 진정시키고, 심지어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법을 알아주는 인간관계 지침서"이다. 저자는 스크루지 때문에 괴로운 나의 심정을 꿰뚫고 있다. 마치 나의 일상과 속내를 다 들여다보고 있다는 듯 묘사를 이어나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속을 뒤집어놓는 사람들에게 대한 푸념을 늘어놓으며 속상해 하고, 내가 얼마나 호되게 당했는지 이해시키려다 보니 상대방의 잘못만 크게 부각시키게 되고, 결국 격한 감정에 사로잡힌 채 ’스크루지’ 같은 사람들의 손에 좌지우지 되고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 맞다! 그렇게 살고 있다. 

스크루지에 대처하는 우리의 가장 보편적인 대처 자세는 ’불만 쏟아놓기’이다. 그러나 저자는 한마디로 불만을 토로해서는 얻는 게 하나도 없다고 단언한다. ’스크루지’를 길들이는 50가지 방법을 소개하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무슨 일을 당하든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11) 나는 잠시 생각했다. 스크루지의 문제를 고치거나,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무슨 일을 당하든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라고? 우리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허허’ 웃을 수 있는 ’도인’이 되라는 말인가? 그렇다면, 이것은 스크루지를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 마음을 지켜서 나의 반응을 바꾸라는 말이 아닌가.

실제로 <스크루지 길들이기>의 50가지 방법을 내가 이해한 대로 정리해보면, 두 가지이다.
첫째는, 아예 상대하지 않는 것!
둘째는, 나의 반응을 선택하는 것!

저자는 계속 이런 동사를 사용한다. "양보하라", "무조건 피하는 수밖에 없다", "그냥 놔두자",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 "상사를 바꿔달라고 해서 얘기하라", "타임아웃을 외쳐야 할 시간이다", "같이 춤추지 마라", "휘파람을 불거나 노래를 흥얼거려 보라", "인정을 해줘버리라", "듣기 싫은 소리는 채널을 돌려라" 등

생각해보니 ’스크루지’가 우리에게 입히는 가장 큰 피해는 짜증스러운 ’감정’ 때문에 좋은 기분을 망치게 되는 일인 듯 하다. 그러니 스크루지에 대한 최대의 방어와 공격은 우리의 감정을 다스리고, 좋은 기분을 지키는 일이다. ’스크루지’와 상대하며 게임을 해봤자 결국 우리 기분만 상하게 되는 것이다. 내 기분을 지키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는 필요하다면 양보도 하고, 때로는 그를 인정해주는 것이 지혜이다. <스크루지 길들이기>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현명함’인 것이다. 

"우리의 저녁 시간을 엉망으로 만드는 생각이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자각이 들면 운전석은 다시 우리 차지가 된다."(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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