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소명 - 잃어버린 부흥의 땅을 향한
심주일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북한을 위해 울라는 우리 모두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부르심!


단동을 여행했던 그 겨울을 잊을 수가 없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 땅을 처음 바라봤고, 바로 눈앞에서 북한 주민을 처음 봤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얼음을 깨고 빨래 방망이질을 하는 아줌마, 얼음 위에서 노는 아이들, 어깨에 짐 보따리를 매고 빠른 걸음으로 걷는 아저씨의 모습은 마치 6,70년의 풍경을 연상시켰다. 강 이쪽의 중국산에는 푸른 나무가 가득했는데, 바로 마주보고 있는 북한 땅의 산은 말 그대로 민둥산이었다. 허기진 땅, 그때 그 모습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눈앞에 아른거렸다.

책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뜨거움, <멈출 수 없는 소명>은 북한 땅을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하고 위대한 섭리를 증거한다. 전 북한 정치장교였던 분이 하나님을 만나고, 북한 땅을 탈출하여, 대한민국의 목회자가 되기까지 한 편의 하늘 드라마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시나리오이다. 그 뜨겁고 특별한 소명의 주인공은 영락교회 전도사를 거쳐 현재 부천에 창조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계신 심주일 목사님이시다.

골수까지 주체사상으로 무장되어 북한 정권에 충성을 다 바친 심주일은 소위 ’잘 나가는’ 북한의 정치장교였다. 이런 그에게 심각한 갈등이 찾아온 것은 1995년, 김일성 사후 김정일 체제 하에서이다. 생각이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확장되면서 ’북한’이 처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열린 것이다. 김정일의 정치 스타일에 환멸을 느끼지만 별다른 대안도 없이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암담한 절망 속에 처해 있을 때, 1997년 1월 7일 같은 아파트에 살던 친구로부터 ’남조선에서 온 책’ 한 권과 함께 ’라이프 성경’을 선물로 받는다. 그는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성경을 통해 주체사상의 기원과 주체사상의 한계가 해결되는 깨달음 속에 하나님을 만났다! 그는 그후 매일 새벽 1시에서 5시까지 이불 속에 숨어 제주극동방송을 들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자신의 소명을 깨달은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북한 사람들은 평양에서 사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나 나는 평양을 팔았다. 또한 장교가 되면 정치장교가 되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나는 그 정치장교도 팔았다. 조국이 통일되기 전에는 내 어깨에서 별을 내리지 않을 것이며 손에서 총을 놓지 않겠다고 김일성에게 충성의 맹세를 했었는데 이제는 별이나 총, 맹세, 모조리 다 팔았다. ’하나님’이라는 보화를 사기 위해서였다."(89)

목숨을 건 탈북, 그리고 중국을 거쳐 서울로 와서 목회자가 되기까지, 하나님 손에 붙들린 한 사람의 소명자가 탄생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이다. 심주일 목사님을 통한 하나님의 일하심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심주일 목사님은 현재 부천에 창조교회와 탈북자연합회와 탈불자대학생연합회, 탈북자실업인연합회 등을 섬기고 있으며, 극동방송에서 북한에 보내는 방송설교를 하고 있다. 더불어 모퉁이돌선교회에서 성경을 북한어로 번역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성경을 북한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적이다. 우리와 한민족이면서도 ’타문화권’이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멈출 수 없는 소명>은 북한을 선교에 중요한 전략을 제공한다. 북한에 성경을 보내고, 방송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니 마음이 급해진다. 심주일 목사님은 ’지금이 바로 북한 선교의 적기’라고 말한다. 수령을 신으로 믿고 당을 어머니처럼 믿으며 살았던 사람들이, 김일성의 죽음과 전 국가적인 배급제의 붕괴, 그리고 다시는 소생할 수 없는 경제의 파탄 등으로 급속하게 수령과 당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수령과 당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북한 영혼들은 그 믿음을 대치할 만한 희망과 진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를 놓친다면 한국 교회들은 하나님 앞에 질책을 받지 않을까 두렵다."(239)

<멈출 수 없는 소명>을 읽으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있는 곳, 눈물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을 위해 울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하다. <오바댜>는 구약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이지만, 가장 강력한 심판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형제의 나라인 이스라엘이 고난 당할 때, 그들의 고난을 돕기는 커녕 외면하고 오히려 괴롭히며 기뻐한 에돔 족속을 향해 무서운 심판 선고가 내려지고 있는 것이다. 형제의 의리를 저버린 에돔을 향해서는 회개촉구나 회복에 관한 소망의 말씀이 전혀 없다. 

허기진 북한 땅에 굶주림으로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때에 남한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날 정도로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고 자랑하면서도 형제의 고난을 외면한다면 <오바댜>의 심판이 우리를 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멈출 수 없는 소명>은 바로 우리 모두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부르심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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