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직장인 잔혹사
임기양 지음 / 마젤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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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잔혹한 직장생활, ’여자’ 답게 돌파!

’여자 직장인’이라 이름 붙이는 것부터 거부감이 든다. 그러나 ’여자 직장인’이라는 ’흑’ 아니면 ’백’이라는 극단적인 범주에 모든 여자 직장인을 몰아넣어도 될 만큼, ’여자’이기에 겪는 직장생활의 잔혹한 문화가 분명히 존재하는 걸 어떡하랴. 그것이 현실이다! 말하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그런 시시껄렁한 것에서부터 법에 호소하고 싶은 수준까지 ’여자’라서 억울한 원시적인 차별이 21세기 직장생활 가운데 여전히, 그리고 버젓이 존재한다. 

"싫으면 그만 둬"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여자 직장인 잔혹사’는 사표로 해결되지 않는다. 세상의 반은 여자이고 반은 남자이다. 남자와 함께 생활하는 직장이라면 어느 직장이든 형편은 거기서 거기이고, 여자들만 모인 직장이라 하더라도 상대해야 하는 거래처가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는 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만 두자니 형편이 여의치 않고, 계속 다니자니 하루에도 열 두번씩 부글부끌 끓어오르는 직장생활! 그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 여자 직장인들의 고민에 마침표를 찍어보자는 야심한 의도를 가진 책이 나왔다. ’사회생활 10년차의 여우 같은 곰’이라 소개되는 임기양 라이프 칼럼니스트가 쓴 <여자 직장생활 잔혹사>이다.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고, 필요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와 함께 직장 여성들의 ’한풀이 수다’가 시작된다. 여기 등장하는 사례들은 여성학에서 연구자료로 사용해도 좋은 만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 목소리 하나하나를 모아 마치 다정한 언니가 고민을 상담하듯 저자의 세심하고 차분하게(절대 격하지 않다!)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준다. 조언자가 필요하다면 그녀의 ’칭찬’과 ’일침’에 귀기울여 보시기를. 잘하고 있는 것은 서슴없이 "잘~ 했습니다, 당신!"이라고 격려하고, 아닌 것은 서슴없이 "그래도 이건좀!"이라고 일침을 가하는 그녀를 통해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마치 여성 직장인을 진두진휘하는 작전 사령관 같다. 그녀 나름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치밀하게 구성한 직장생활 승리 전략을 전수해준다. 세상을 향해 제자들을 내보내는 예수님은 마치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다고 하시며, 제자들에게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우라"고 당부하셨다. 그녀도 우리에게 이와 같이 당부하며, 우리를 강하게 무장시키기 위해 ’착각뒤집기’ 전법을 구사한다. 징정거리는 어리광은 금물이다. 합리화는 정답이 아니다. 나는 "창찬보다 비판에 익숙해지라"는 조언을 통해 값진 깨달음을 얻었고, "도원결의의 낭만적인 의리만을 새기지 말고 생존법부터 익혀두고 여유롭게 의리를 논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통해 직장생활의 환상에서 깨어났다.

<여자 직장인 잔혹사>는 내가 바꿀 수 없는 직업 환경에 괴로워하고 탄식하기보다,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를 바꿀 수는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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