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기독교 자끄 엘륄 총서 5
자크 엘륄 지음 / 대장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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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을 유사하다고 말하지 마라!"


기독교 선교 기관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이슬람 세력이 눈에 띄게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무슬림이 거주하는 지역이 확대되고, 자체 인구는 물론 개종자가 늘어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무슬림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안에도 이슬람 사원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슬람 세계의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이슬람 문화권의 노동자의 이주도 꽤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무슬림 인구가 '의미 있는 소수'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다종교 정책을 펴는 국가이기 때문에 사회 안에 서로 다른 종교가 공존하면서도 종교분쟁이 있는 여러 지역처럼 극렬한 마찰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문화상대주의'에 관한 논의와, 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도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슬람 세력의 확장은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이슬람의 종교적 특성 때문이다. 그들의 종교는 곧 삶의 양식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주해온다는 것은 곧 그들의 문화도 함께 이식된다는 것을 뜻한다. 무슬림의 인구가 의미 있는 소수로 계속 증가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책과 복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독교 선교적인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무슬림의 증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봐야 할 사회적 이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 프랑스 사회에도 무슬림 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인 반향이 있었던 것 같다. 그중, 프랑스의 신학자이자 사회학자이며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이 책의 저자 자끄 엘륄(1912-1994)은 이슬람에 대한 무분별한 미화를 경계하면서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당시 무슬림 민족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이슬람을 추종하는 프랑스 지식인들 사이에, 이슬람과 기독교를 접근시키려고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세 가지 논증은 당시 사회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책 <이슬람과 기독교>는 바로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그 세 가지 원리를 반박하고자 펴낸 논증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세 가지 원리는 1) 아브라함의 자손, 2) 유일신론, 3) 책의 종교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 접근을 '추종의 세 기둥'이라 이름 붙이며, 기독교와 이슬람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이 세 가지 근거가 바로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 차이임을 밝힌다. 첫째로, 아랍인이 이스마엘 자손이므로 결국 그들도 기독교에서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성경을 근거로 아브라함에 대한 약속과 축복의 성격을 밝히며 '누가 아브라함의 진정한 자손이 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믿음이 조상 아브라함의 후사로서 중요한 것은 혈육인가가 아니라, 약속의 자녀인가이다. 둘째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유일한 하나님을 믿는 유일신론의 종교라고 주장하는데, 저자는 하나님의 호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성서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의 차이를 증명한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예수에 대한 이슬람의 왜곡된 인식이다. 셋째로, 책의 종교라는 것은 기독교와 이슬람이 모두 '성서-코란'에 기반을 둔 종교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서로 대립되는) 성서와 코란의 비교를 통해 기독교와 이슬람의 근본적인 차이를 밝혀준다.

정리하면, <이슬람과 기독교>는 당시 제3세계 민족들을 향해 "떳떳하지 못한 양심"을 가진 지식인들 사이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유사성을 '찾아내려는' 움직임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세 논증에 대한 변증서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지식인들의 왜곡된 양심은 '다른 것'을 '유사한 것'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과 기독교>를 통해 당시의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요즘 '문화인의 자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문화상대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모두에게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는 옳은 것이 무엇인지 분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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