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인정받는 사역자 - 오스왈드 챔버스의 도전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6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하나님의 것이다!


나는 사역자이다. 사역자의 위치에서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역자>를 읽었다. 이 책은 그야말로 내게 '도전'이다! 내가 쓰는 이 글이 사역자에게만 공개되는 서평이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완전히 벌거벗은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 있었던 순간을 솔직하게 공개하기가 망설여진다. 사역자로서 내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 부끄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쉽게 비판할 수 있는 제3자의 입장이 아니라 나와 같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소통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나, 새로운 교훈을 얻으면, 그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의 모서리를 접어 놓는다. 언제든 그 페이지를 쉽게 찾아 읽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역자>를 읽으면서는 모서리 접는 일을 그만 두었다. 그렇게 모서리를 접어가다가는 책의 전부를 접어야 할 판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가르침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사역자에게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가르침을 준다. 하나님께 인정받는 온전한 사역자가 되기 위해, 사역자가 해야만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얽매여야 할 것과 얽매이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선포를 한다. 언제나 그렇듯 논쟁이나 타협은 없다.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역자>는 어찌 보면, 어느 시대에나 적용가능한 일반적이고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사역자 상을 그려주는데, 밝은 조명이 나에게 집중되는 것처럼 나의 구석구석이 환한 빛 가운데 드러나는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예수님의 증인으로 살고자 결단하며 분토와 같이 내어버린 세상 것들을 주섬주섬 다시 주워 챙기고 있는 나의 모습. 사람의 칭찬에 귀 기울이고, 하나님이 아닌 '사역'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나를 위한 자기계발을 목표로 삼고, 성경을 좀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지적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많이 회개한 부분은 '공평하신 하나님'을 부르짖으며 하나님께 억울함을 호소했던 일이다. 하나님 앞에 서러워 울던 날도 많았는데,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칼날 같은 말씀 앞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나님의 공평을 구하는 호소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전적으로 '나를 위한' 간구였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하나님께 다시 꿇어 엎드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불평을 하며 자신을 위한 공평을 구한다. 억울하고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복음의 사역자로서 자신과 관련한 공평을 구한다면 당신은 곧 자기연민이나 낙심에 빠져 가방을 싸고 주님의 제자도의 길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자신을 위해 공평을 구하지 말라. 억울한 일이 발생하면 당하라"(p. 122).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영적 통찰력에는 영적 생명력이 충만하고, 미묘한 간극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예리함이 있다. 열심이 열심이 아니며, 잘못이 잘못인줄도 모르고 행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주실 때마다 놀랍고도 시원하다.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역자>는 특별히 '설교(학)'를 위한 가르침을 얻기 위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오늘날 설교자들이 자칫 범하기 쉬운, 또는 이미 범하고 있는 오류와 잘못이 무엇인지 진단할 수 있으며, 사역자가 반드시 마음에 새기며 놓쳐서는 안 될 설교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웅변가는 청중의 마음에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켜 어떤 일을 하게 한다. 그러나 복음의 설교자는 청중이 끝까지 안 하려고 버티는 것을 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자신들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다. 설교자의 사명은 죄를 드러냄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드러내는 것이다"(p. 44).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역자>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것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성경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명문장가라는 사실이다. 일부러 멋을 낸 흔적도 없는데, 그 힘 있는 가르침과 선포가 읽는 자의 마음에 하나님의 불꽃을 일으킨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깨뜨리시고 잘라내시고 다듬으시는 이유는 오직 단 한 가지 목적, "이 사람이 바로 내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 내게 말할 수 없이 큰 위로를 준다. "나는 하나님의 것이다!" "너는 내 종이니라"(사 44:21) 하시며 나를 부르신 그날의 주님 음성이 다시 나를 가득 채운다. 오직 나를 부르신 하나님께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되기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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