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스펄전의 야베스의 기도
찰스 H. 스펄전 지음, 유재덕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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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엇을 간구할 것인가.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이 자주 들려주시는 기도에 관한 일화가 있다. 새벽기도회 시간마다 예배당 가장 앞자리에 앉아 몇 시간씩 기도를 하고 가시는 권사님 한 분이 계셨다고 한다. 목사님은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기도를 하시는 권사님을 뵈며, 무슨 기도를 그렇게 열심히 하실까 궁금하여 옆으로 살짝 다가가 들어보셨다. 한참을 옆에 서 있었는데 권사님은 한 가지 말만 계속 되풀이 하며 기도를 하고 계셨다고 한다. "하나님 아버지, 그저 그저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그저 그저 감사합니다!" 이것이 몇 시간씩 기도하시는 권사님의 기도 내용 전부였다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그저 그저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면,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이 오직 신앙 하나로 국가적으로 몹시도 어려웠던 시절을 살아내신 권사님, 우리의 할머니와 같고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그 권사님의 기도가 마음을 울린다. 권사님의 짧은 한마디의 기도가 기도의 해답처럼 와닿았다. 이것 저것 하나님께 아뢰고 싶은 소원을 가득 안고 기도의 자리에 앉았다가 이내 입이 다물어졌다. "그저 그저 감사"밖에 달리 더 드릴 기도가 무엇이 있겠는가 싶어서이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더니, 나의 기도가 딱 그렇다. 주일학교 공과 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의 순서를 좇아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 선생님은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다. 먼저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뒤, 나의 소원을 아뢰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끝낸다. 그러나 이것은 평안할 때의 이야기이다. 간절하고 다급한 일이 있거나, 견딜 수 없이 아프고 슬픈 일이 있을 때에는 하나님의 이름만 부른 채 아무말 못하고 울다가 일어서는 때도 많다. 

기도는 영적인 호흡이요, 능력이라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호흡하고, 주님의 능력을 공급받으려면 기도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성경은 아무리 간절히 아뢰어도 하나님께 상달되지 못하는 기도,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시는 기도가 있다고 분명히 말씀한다.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기도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오래 기도했느냐,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믿음의 자세로, 무엇을 구하는가이다.

<찰스 스펄전의 야베스의 기도>는 우리가 기도할 때, 어떠한 믿음의 자세로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그 가르침에는 책의 제목처럼 지경을 넓히는 ’야베스의 기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극복하는 ’다윗의 기도’, 기도 응답을 가르쳐주는 ’솔로몬의 기도’, ’축복을 누리는 효과적인 기도’, ’하나님을 붙잡는 영혼의 기도’, ’평안을 만끽하는 참된 기도’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이 수록되어 있다. 찰스 스펄전 목사님은 성경의 기도를 모범으로 하여 우리가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 무엇을 간구해야 하는지 우리의 기도 내용을 점검하고 수정하도록 도와준다. 

무엇을 위하여 기도할 것인가? 무엇을 구할 것인가? 한가지 두려운 사실은 이것이다. "생각한 대로 기도의 응답을 얻었다고 해서 진정한 축복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늘 간절히 기도하고 나서 이렇게 끝을 맺는다. "내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대로 하옵소서." 그러지 않으면 응답을 받는 게 오히려 위험한 일을 간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p. 37). 스펄전 목사님은 오히려 지금 마음이 찢어져서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게 더 큰 축복일 수 있다고 말씀한다. 그러니 "허구적인 축복이나 추상적이고 형싱적인 축복이 아니라 진정한 축복이 우리에게 임할 수 있도록 그 방식을 하나님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한다"(p. 41).

기도는 우리가 구하는 바를 얻어내는 통로가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며, 믿음의 뿌리를 굳건하게 해주는 ’닻’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찰스 스펄전의 야베스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앞에 마땅히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우리에게 기도할 수 있는 특권과 약속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오늘도 기쁨과 기대함으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간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주께서 진정으로 내게 복을 주옵소서"(p.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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