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심리학 - 자기주장을 위한 표현의 기술
허버트 펜스터하임.진 베어 지음, 이양희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자신감이 없는 태도를 보이거나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면,
당당하게 자기를 주장하는 법을 훈련하라!


마음은 '아니오'를 말하고 싶은데, 왜 우리는 '아니오'를 말하지 못할까? 어렸을 때, 큰 며느리였던 엄마가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할머니와 고모들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난 한마디도 직접 말하지 못했다. 직장 내에서도 부당한 대우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지만 내 권리를 직접 주장해본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을 때, '예'라고 말한 뒤, 속으로 부글부글 끓다가 한계에 부딪히면 결국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만다. 다툼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상대에 대한 미움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외톨이로 사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할 만큼 관계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요즘 독서치료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당돌한 심리학>은 읽는 것만으로도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심리학 서적이다. 행동요법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장훈련’(AT)이 목적이다. <당돌한 심리학>이 목표하는 자기주장훈련을 한마디로 말하면, "아니오"를 말하고 싶을 때, "아니오"라고 분명하고 배려 있게 말하는 훈련이다. "아니오"라고 하고 싶을 때 "예"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돌한 심리학>에는 자기를 주장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요구에 굴복하게 되는 여러 가지 사례와 원인 분석, 그리고 그것의 피해와 치료를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동양인에 비해 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자기표현이 자유로운 문화 안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직장생활, 결혼생활, 이성교제, 사회생활, 가족관계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예절과 배려라는 이름으로 거절해야 할 때 제대로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도 때로는 교만해 보일까 걱정되어, 또 때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없어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참고 지나가는 사례들이 우리의 생활과 많이 닮아 있다.

자기주장훈련(AT)은 한마디로 자신감 있는 반응을 훈련하는 일이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갈등 상황에서도 속으로 불만만 키우다가, 결국 불만이 쌓여 분노가 극에 달하면 공격적인 대응을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과 의견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당돌하게 말이다! (당돌하다를 사전으로 찾아보니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이 올차고 다부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책의 제목이 정말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행동요법을 바탕으로 하는 <당돌한 심리학>의 자기주장훈련(AT)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유익이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느라 늘 과거만 헤집는 다른 심리학과는 달리, 바꿔야 할 구체적인 행동 목표를 설정하여 준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니오"를 말하고 싶으면서도 "예"하게 되는 것처럼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그리 녹녹한 과제가 아니다. 행동을 바꾸는 일에는 마음 안에 있는 장벽을 제거해야 하고, 원하는 행동을 '훈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돌한 심리학>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주는 고마운 책이다. 마음 안에 있는 장벽을 제거하고,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알려 준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그때마다 필요한 행동 지침을 알려주는데, 그중에서도 10장 다이어트 방법이 흥미로웠다. <당돌한 심리학>이 제시하는 다이어트 행동 요법은 식습관을 바꿔주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 몇 가지 규칙을 정해서 실천하는 것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음식량을 조절하려 애쓰기 보다 음식은 반드시 식탁에 앉아서 먹는다는 규칙만 지켜도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원하는 목표와 행동을 통제한다는 의미에서 이것도 건강한 자기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요구에는 굴복하면서도 자신의 욕구는 주장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제 당돌해지자!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너'를 위해서도 우리는 당돌해질 필요가 있다. <당돌한 심리학>은 나를 주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욕구를 거절하고 무시하는 심리학이 아니다. 건강한 자신감을 회복하여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나아가게 한다. 내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면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관계는 파괴되고 만다. 내가 건강하게 반응해야 상대방도 건강하게 반응할 수 있다. 내가 변해야 상대방도 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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