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사랑은 섹스다 -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속사정 이야기
데이비드 징크젠코 지음, 김경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여자에게 이해받고 싶은 남자들의 자기 변호! 소통을 위하여!


알고 지내던 선배 한 분이 결혼 날짜를 잡은 뒤 이런 고백을 해왔다. "사실은 너를 좋아하고 있었다"고. 왜 미리 고백하지 않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그런 고백을 할까? 그런 경험이 몇 번 더 있고 나서 친한 남자 선배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왜 그런거냐고? 

선배는 내가 가진 문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첫째는 내가 동성 친구들과 너무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남자들에게 접근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당시는 핸드폰이나 이메일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었던 시절이 아니라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이성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너무 냉정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말을 잘못 꺼내면 제대로 망신을 당할 것만 같은 강렬한 인상 때문에 남자들이 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배 말에 따르면, 남자들이 생각보다 용기가 없고, 차일까봐 겁을 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해준 조언은 이것이다. (대학원 재학 시절에) 동성 친구와 지나치게 몰려다니지 말 것,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눈을 마주치며 살짝 미소를 지을 것. 한마디로, '추파'를 보내라고 했다. 고백을 하면 받아줄 것 같은 확신이나 여지가 보일 때, 남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선배의 조언을 들은 당시에는 그런 남자들의 행동이 시시하다고만 생각했고, 어쩐지 조금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은 상대방을 진짜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선배의 조언을 흘려 들었다. 그런데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를 읽으니 그 선배의 조언이 정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는 미국 남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한 결과물이다. 통계 수치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는 남자들의 속마음! 결혼을 했거나, 연애를 하고 있거나, 이성 교제 없이 싱글로 살고 있는 이성 친구들의 한결 같은 푸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자들에 대해 남자들이 속 시원히 답변을 해주고 있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는 여자들이 잘 모르는, 남자가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해받고 싶은 남자들의 자기 변호라고나 할까. 남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하고 싶으면 이렇게 하라는 식의 접근 방법과 조언을 남자가 직접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재밌는 주장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 대해 '너무 빨리 고정관념을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인데, 그러한 고정관념이 동성친구들로 인해 더욱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성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여성은 무려 82%가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제 남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라고 권한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를 통해서 알게 된 남자들의 속마음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남자들이 동성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이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속하기를 원하고, 그 남자도 나에게 속하기를 여자들이여, 그가 동성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주라! 이렇게 외치고 싶다. 

남자와 여자의 소통의 시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될 것이다. '사랑한다'고 느끼는 감정과 진정으로 이해하는 마음은 완전히 별개의 통로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용납되고,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해받기보다 이해하려 노력하고,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이지만, 그렇게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주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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