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존 - 집중력을 위한 뇌의 재발견
루시 조 팰러디노 지음, 조윤경 옮김 / 멘토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자가 진단 : 나는 주의력 격변형!


나는 동료들로부터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칭찬을 종종 듣는다. 그런데 문제는 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을 집중해서 쓰기 시작하는데도 반나절이 걸렸다. 일단 컴퓨터를 켜고 오늘 온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포털 싸이트 세 곳에 접속을 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중에 몇몇 헤드라인 기사가 눈에 들어왔고, 뉴스 기사를 읽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나는 활동하고 있는 온라인 카페 네 곳만 급히 둘러보고 나서 바로 글 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카페를 둘러보는 사이 문자가 몇 통 왔서 답장을 했고, 전화를 한통 받았다. 그리고 막 글을 쓰기 시작하려고 할 때, 손님이 찾아왔다. 약간 성가셨지만, 막상 열중해서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 식사 시간이 되었고, 내친 김에 식사를 하고 왔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에 앉았는데 글을 쓰는 일이 따분하게 느껴져 시간만 질질 끌다가 온라인 게임을 했다.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난 것을 알고 깜짝 놀라 게임을 끄고, 글을 쓰는데 집중하자 마음을 다잡으며 커피를 한 잔 타왔다. 결국 한 시간이면 충분히 끌낼 일을 반나절을 붙잡고 있다.

<포커스 존>은 이것이 디지털 주의력 분산 요소에 의한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말한다. <포커스 존>은 이러한 증상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주의력 격벽형과 주의력 결핍형, 그리고 주의력 과잉형이 그것이다. 자가 진단을 해보면, 나는 지루함과 자극 과잉 사이를 오가는 주의력 격변형에 해당한다. 주의력 격변 순환 고리에 갇혀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주의력과 자극의 연관성을 뒤집힌 U곡선으로 설명한다. <포커스 존>은 적절한 자극으로 주의력이 정점에 이르는 ’포커스 존’의 중요성과 훈련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극과 주의력의 관점에서 볼 때, 현대인은 사방으로부터 자극 요인의 폭격을 받고 있다. <포커스 존>의 저자는 이것을 "디지털 주의력 분산 요소로 가득한 이 세상"이라고 묘사한다. "하루 24시간 미디어를 접하고 광고가 끊이지 않으며 새로운 첨단기술이 개발되고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영상과 소리, 뉴스, 소음이 몰려들고 있다." 문제는 "세탁기의 거름망이 꽉 차서 더 이상 불순물을 걸러낼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은 상관없는 정보를 분류하는 ’성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p. 72).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자극 과잉이나 인지적 과부하 상태는 역설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 바로, 지루함, 즉 자극부족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지루해서 심각한 시대’라고 묘사한다. 현대인은 매일 지루함과 전쟁을 치르며 자신의 삶을 지루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자극 과잉으로 오히려 무감각해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포커스 존’을 여는 여덟 가지 열쇠 꾸러미를 소개하는데,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과 미루는 버릇을 없애는 처방이다. 특히 "내가 지금 무엇을 하지 않고 있나?" 하는 단순한 질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초를 다투며 우리의 주의력을 앗아가는 디지털 주의력 분산 요소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이제 ’주의력’은 인생의 성패를 가늠하는 주요한 요소임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목표를 이루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원한다면 지속적 주의력에 필요한 뇌의 경로를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때가 왔다. 저자는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실감나는 예화를 들려주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별장을 가진 친구 아버지가 계셨다. 너그러운 친구의 아버지는 자신의 소유지를 해변으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한참 뒤 그는 법률상 ’지름길’의 소유권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의로 행한 일로 인해 값비싼 소유물을 잃는 손해를 입은 것이다"(p. 92). 저자는 해변으로 향하는 지름길처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매일 ’사용하는 자’가 뇌 경로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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