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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 - 내 몸을 새롭게 만드는 몸테크
이진희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젊은 여성 PD가 건강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던 경험담을 풀어놓는 곳곳에서
대학교 동기였던 내 친구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입학부터 떠들썩하게 했던 친구이다.
'추가합격'으로 대학교에 들어온 그 친구는 공부에 대한 열의를 다지며
자신에게 스스로 '추가합격'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대충 자고, 대충 먹고, 대충 씻으며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 친구는
1년 내내 얼굴에 여드름을 달고 살며 변비에 시달리다 치질 시질을 한 후 유학 길에 올랐다.
박사 학위를 공부하는 중에 결혼을 한 친구는 예쁜 아내를 얻었고 예쁜 딸도 낳았다.
그리고 동기들 중에 최단 기간에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금의환향하여,
원하는 교수직도 얻었고 연구소에 취직도 했다.
그런데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대충 자고, 대충 먹고, 대충 씻는 여전한 생활을 하던
어느 날에 그 친구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했다.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사발면으로 대충 끼니를 떼우며 책상 앞에만 붙어있던 결과였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친구의 나이가 서른 다섯 살이었다.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은 젊은 여성 PD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몸테크'를 실천하는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책이다.
젊은 여성이 야무지게 '몸테크'를 실천할 정도로 몸을 돌보며 건강을 챙기게 된 데에는,
건강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뻔했던 아찔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된 만성질환이
대학생이 된 후에는 허리디스크, 위염, 비염, 장염, 결막염까지 병명이 점점 늘어나더니
취업을 한 후에는 급기야 얼굴에 고름이 맺힐 정도로 심각한 피부병까지 얻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었다.
그녀는 일기장에 '죽고 싶다'는 말을 쓸 정도로 무너져내렸다.
그녀의 몸테크는 외모지상주의나 몸짱 신드롬과 같이
몸을 일종의 권력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배부른 허영이 아니라,
'그저 몸이 아파서 꿈이 꺽이거나 일상이 괴로워지지 않을 정도'의 건강을 소망하는
소박하지만 절실하고, 평범하지만 필수불가결한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은 몸테크는 삶에 대한 태도이며 습관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몸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한 저자의 진지한 고민이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면서 '몸테크' 자연스럽게 습관이 형성되었다.
저자가 전수해주는 몸테크는 '음식'에서부터 시작된다.
건강한 몸을 위해 우리가 멀리해야 할 음식, 가까이 해야 할 음식을 짚어주며
현명하게 '편식'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소소한 것이지만 꾸준하게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건강한 몸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수칙과 건강 정보를 담았다.
'몸테크'에 대한 많은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의 중요성을 절실하면서도 절박하게 깨닫는 일일 것이다.
아무리 중요하고 쉬운 '몸테크' 노하우를 들려주어도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습관'의 무서움이다.
달콤하지만 몸을 해치는 해로운 음식의 유혹과
잠시 편안하지만 결국 몸의 여기 저기를 골병들게 하는 나쁜 습관의 유혹은
강력한 마법에 걸린 족쇄처럼 무겁게 우리를 옥죄고 있다.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에 대한 절실함과 절박한 깨달음은
순간의 유혹을 이기고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예전에 잠시 연예인으로 활동했던 친구가 있는데,
모임에서 이 친구를 만날 때마다 모두들
탄력적인 피부와 탄탄한 몸매를 가꾸고 유지하는 비결을 묻느라 정신이 없다.
그럴 때마다 이 친구가 항상 따끔하게 덧붙이는 말이 있다.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실천이 없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라고.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은 몸테크에 대한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며,
실천을 독려해주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얼마 전, 20대의 후배가 '당뇨병'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모습을 보고도
건강한 몸에 대한 별다른 자각이 없었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몸의 이상 징후에 대한 위기감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