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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 HAKA! - 네 인생의 그라운드에 우뚝 서라
김익철 지음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은 럭비입니다! "하자, 가자, 함께 가자!"
실패. <하카>는 실패에서 시작한다. 자신민만했고 승승장구하던 사업을 접으며 공장 바닥에 앉아 소주와 눈물을 섞어 마셔도 추락하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던 김 사장님! 회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방황하는 김 사장님에게 친구가 자신의 고향에서 좀 쉬었다 오라는 제의를 한다. 친구의 고향은 강원도의 소읍. 도망치듯 찾아간 그 강원도 소읍, 거기에서 운명처럼 ’럭비’와 고등학교 럭비팀을 지도하시는 장 감독님을 만나게 된다.
누구는 인생이 전쟁터와 같다고 했고, 누구는 인생이 놀이터와 같다고 했고, 누구는 인생이 소풍과 같다고 했고, 누구는 인생이 고해의 바다와 같다고 했고, 또 누구는 인생이 마라톤 경주와 같다고 했는데, <하카>는 인생이 ’럭비’와 같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를 곧바로 그 그라운드에 세운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응원의 함성이 커다란 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한낮의 열기 속으로 <하카>는 우리를 초대한다. 럭비는 강인한 도전 정신을 요구하는 운동 경기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그래서 럭비공은 한번 놓치면 다시 잡기가 어렵다. 그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온 몸으로 싸우며 계속 도전해야 하는 럭비, <하카>는 우리의 삶도, 일도 바로 이 거대한 그라운드 속 플레이와 같다고 말한다.
<하카>는 럭비 철학에서 우리의 삶과 조직에 필요한 리더십의 원리를 찾아낸 책이다. 럭비 용어를 빌어서 리더십 이론을 개념화 해내고, 다시 이것을 탄탄한 도식으로 도출했다. 그러나 원리만 배우려고 하면 알맹이 없이 겉만 핥는 식이다. 하키 철학을 통해 인생과 조직의 경영 원리를 배우는 <하카>는 그렇게 단순 원리가 아니다. <하카>는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진지한 자세를 겸하여 담아내고 있다. 게다가, 책의 내용 전개도 한편의 소설처럼 이끌어가고 있어, 느낌은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인간극장’이나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 대본을 읽는 듯하다.
<하카>에서 가장 힘주어 말하는 것은 ’도전정신’과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협력’은 요즘 어린이 세대에게는 힘써서 교육되지 않는 가치여서 반가웠다. 요즘 교육은 리더가 되라, 최고가 되라, 지도자가 되라는 가르침의 목소리가 높다. 협력하라, 협동하라는 가르침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하카>는 승리의 원리를 이렇게 말한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공을 잡은 리더가 매순간 한 발만 더 전진하고 동료들도 한 발만 더 전진하여 도와주면 됩니다"(44).
인생을 마라톤 경기로 보는 것과, 하키 경기로 보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마라톤은 고독하다. 내가 쓰러지면 나머지 선수들은 저만큼 앞서 나간다. 한번 뒤쳐지면 따라 잡기도 힘들다. 그러나 하키는 팀플레이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 희생과 협력, 배려와 상호 존중,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이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승리도 개인의 것이 아니다. 한 번 넘어졌다고 해서 쓰러져 있으면 안 된다. 진짜 실패는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끝까지 지속적인 도전이 중요하다. 승패는 언제, 어디서 판가름 나는가? <하카>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 나의 영정을 쳐다보는 많은 사람들이 ’저 놈’이라고 이야기를 할 지 ’저 분’이라고 이야기를 할 지를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61). 이것을 ’놈’과 ’분’의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하자, 가자, 함께 가자!
저 인생이라는 그라운드의 열기 속으로!
한 번뿐인 멋진 인생을 위하여!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