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 - 활기 넘치고 잘 나가는 회사로 만드는 조직관리의 비결
우쓰미 마사토 지음, 전경아 옮김 / 황금여우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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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객만족(Customize Satisfaction : CS)보다 직원만족도(Employ Satisfation : ES)가 우선!


기업은 인력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직장을 ’가족 같은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실제로 직장이 가족을 대체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는 고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아실현이 가능하면서도 안정되고 또 평생직장으로 여겨질 만큼 만족스럽고 이상적인 직장은 만나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거대한 조직 안에서 ’나’는 ’부품’처럼 쓰여진다고 느낄 때가 더 많고, 직장 내 인간관계가 주는 스트레스는 하루에도 몇 번씩 ’사표’를 만지작거리게 만든다.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는 한마디로 조직원 모두가 활기 넘치게 일해서 잘 나가는 회사를 만드는 비결을 담은 책이다. 제목이 꽤 자극적이지만, 상하와 부하의 업무 관계만을 다룬 책은 아니다. 크게 2부로 나누어서 1부는 ’이 시대의 유능한 리더의 조건’(리더와 부하직원과의 관계,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을, 2부는 ’이 시대의 일 잘하는 조직의 조건’(조직 단위로 일을 맡겨라, 조직의 핵심, 부하직원의 관리)를 논한다. 전문적인 경영/조직 이론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경영/조직이론을 바탕으로 현장 경험을 통해 재정립한 ’교훈’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달리 표현하면, 경영 전반을 두로 통찰하는 ’조직 경영 개론서’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경험한 ’한국형’ 조직의 부정적 특징이라고 하면, 일반화하기에는 좀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실무에서는 손을 떼고 ’도장’ 찍는 일에만 주력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하 직원의 가장 큰 불만은 내가 일은 죽어라고 한 일의 성과와 공로가 ’도망’만 찍은 상사의 몫이 되는 것이다. 또다른 부정적 특징은, 상사들이 업무에 대한 핵심에서는 소외시킨 채, 일일이 상사의 명령과 지시를 통해 부하 직원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부하 직원은 중요한 몫을 감당해내고 있다는 성취감이나 자존감 없이 심부름이나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쉽다.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에서 ’일을 부하직원에게 맡긴다는 것’은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조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사와 부하 직원이 "함께" 일하라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하고, 상사는 부하에게 일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일을 가르쳐주고 통째로 맡겨 버린 후, 과정에 대한 검증없이 결과만 보아서는 안 되며, 또 "귀찮으니까 시킨다"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여 설명하자면, 이런 경우 자칫 부하 직원에게 상사가 ’논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고, 일에 대한 책임이 모호해지며, 상사로서의 역할을 등한히 한 채, 부하 직원만 탓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는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는 상사의 문제점도 지적한다. 이런 경우는 업무를 가르쳐주는 것이 귀찮다거나, "내가 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하여 혼자서 일을 떠안는 경우이다.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에서 유능한 리더, 일 잘하는 조직의 조건은 업무가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유능한 리더는 "함께 일하고 싶어지는 사람", 즉 "이 사람과 일하고 싶다"라는 지지를 받는 리더라고 말한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상사의 ’잔소리’나 ’지시’가 아니라, 규칙과 업무 매뉴얼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말한다. 

내가 파악할 때,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의 핵심 포인트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의 중요성이다. 유능한 리더, 일 잘하는 조직, 활기찬 직장의 기본 요소는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고객만족’(Customize Satisfaction : CS)이라는 용어가 경영용어로서 뿐만 아니라, 일반용어로도 정착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의 만족도(Employ Satisfation : ES)를 높여야 하고, 직장생활에 대한 직원만족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좌우한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정리한 정리이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일을 할 때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매릴 스트립이 연기한 편집장 ’미란다’ 같은 스타일인 내게 가장 부족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뭘까를 고민해봤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중에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이것이다.
"만약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다면 즉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의견을 철회한다.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을 때 깨끗하게 인정하는 것도 전략이다"(40).

직장에 대한 직원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인이나 고용인이나 모두 함께 노력해야지, 일방적인 노력으로는 모두가 만족하는 직장생활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활기찬 직장, 만족도가 높은 직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누군가 한 사람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부하 직원보다는 조직 내 영향이 큰 ’리더’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은 부하직원에게 맡겨라>는 경영인은 물론, 조직에서 생활하는 모든 직장인들이 스스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돌아보면서 조직 내 문제점을 두루 점검하는 목적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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