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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유령 스텔라 1 - 피올라 구출 대소동 ㅣ 보자기 유령 스텔라 1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5월
평점 :
"너는 다가올 시간을 살게 될 거야. 시간은 가지 않아. 오는 것이지."
노란 띠지의 광고가 눈에 확 들어온다.
"출간 2주만에 해리 포터를 제친 2009년 최고의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전 시리즈를 출간되자 마자 모두 읽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북유럽 아동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동화 시리즈"라는 평에 기대를 잔뜩 안고 읽었다.
<보자기 유령 스텔라>의 주인공은 ’천방지축 스텔라’라는 꼬마 유령이다.
천방지축 스텔라는 일곱 명의 꼬마 유령과 여섯 명의 어른과 함께 재봉 공장에서 살고 있다.
그냥 보면 일반 천조각들과 구별하기 힘든 이 유령들의 임무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천방지축 스텔라가 보자기처럼 생겼다고 우습게 보다간 큰 코 다친다.
지금은 비록 천 조각으로 살고 있지만, 위대한 유령이 되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천방지축 스텔라는 야간 학교에 다니면서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으로부터
사람들을 놀려주는 방법과 비행, 그리고 기성복’ 같은 위험한 단어들을 배우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깡통’ 같은 일이 벌어진다.
(깡통은 유령들만의 은어이다.
무언가 이상한 것이나 새로운 것, 또는 두려운 것이 있으면 모두들 ’깡통 같다’고 말했다.
만약 누군가가 깡통이라고 속삭이면 그것은 최악의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신호이다.)
천방지축 스텔라의 잘못으로 친구 깍쟁이 피올라가 가방이 되어
어디론가 팔려가 버린 것이다.
<보자기 유령 스텔라>는 10가지 삶의 진실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총10편의 시리즈로 기획되었는데,
그 1편이 바로 "피올라 구출 대소동"이다.
천방지축 스텔라는 유령을 무서워하지 않는 꼬마 피네우스 뮈삭과 함께
깍쟁이 피올라를 구출하기 위해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천방지축 스텔라와 피네우스 뮈삭이 프랑스로 가기 위해
아빠 카드를 훔치고, 비행기 티켓을 몰래 인쇄하고, 다른 꼬마의 여권을 훔치고,
또 프랑스에서도 가방으로 만들어진 깍쟁이 피올라를 가게에서
무작장 들고 도망치는 부분은 좀 마음에 걸린다.
그런데 아이들을 위한 동화인데 그 내용과 교훈이 상당히 철학적이다.
"본능적인 직감과 강인한 의지 그리고 기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60).
"만약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비에 몸이 젖는 것도 참아야 해요, 그렇죠?"(112)
"네 목숨을 빼앗지 못한 것들은 너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지"(195).
무시무시 소피아 선생님과 천방지축 스텔라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또한 천방지축 스텔라는 여행을 하며 과거 실존했던 인물들의 유령을 만난다.
깍쟁이 피올라를 구출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에 간 천방지축 스텔라는
그곳에서 사악한 유령도 꼼짝 못하는 ’빅토르’를 만난다.
빅토르는 천방지축 스텔라에게 첫 번째 진실을 알려주며,
첫 페이지에 ’팡틴, 제1장 정의로운 남자’라고 적혀있는 가죽 표지의 책을 한 권 선물한다.
이것은 빅토르 위고의 작품, <레 미제라블>의 제1장의 제목이다.
그렇다면, 천방지축 스텔라에게 첫 번째 진실을 가르쳐준 유령은, 그 ’빅토르’?
천방지축 스텔라가 발견한 첫 번째 진실은 이것이다.
"시간은 가지 않아. 오는 것이지"(180).
빅토르는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의 다른 쪽에는 두 개의 시간이 있단다.
다가올 시간과 지난 시간이 바로 그것이지.
나도 아주 오래전에는 유령이 아닌 사람이었단다.
그리고 반대로 너는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이해하지? 너는 다가올 시간에 살게 될 거야.
사람들은 현재에 살고 있고, 그리고 나는 지난 시간에 살았지" (179).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다.
천방지축 스텔라는 자신이 이해한 시간의 진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빅토르는 나이 많은 유령들은 과거에 이미 어떤 존재로 살았고,
어린 유령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제가 살게 될 시간의 앞에 있는 셈이죠.
저는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현재를 기다리고 있는 것지요"(197-198).
천방지축 스텔라는 시간의 앞에 있다.
천방지축 스텔라는 다가올 시간을 살게 될 것이다.
빅토르는 이렇게 말한다.
"시간은 가지 않아. 오는 것이지."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어린아이들 앞으로, 그리고 내 앞으로
무궁무진한 시간이 다가오는 환상을 본다.
시간은 가는 것이 아니다. 오는 것이다!
가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안타까움이 아니라,
다가오고 있는 시간에 대한, 우리가 살게 될 그 시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으로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보자기 유령 스텔라>를 읽으면, 우리가 알아야 할 삶의 진실은 물론,
용기, 인내, 도전과 같은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배울 수 있고,
또 "지난 시간을 살았던" 위대한 인물을 만날 수 있고,
1편에서는 덤으로 불어도 배울 수 있다.
천방지축 스텔라와 피네우스 뮈삭은 프랑스 여행을 하며,
불어를 다섯 단어나 배웠다!
천방지축 스텔라가 발견하게 될 나머지 9가지 삶의 진실이 몹시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