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떡방 이야기 - 행복을 나눕니다 기아대책
정정섭 지음 / 두란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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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어릴 때 본 외화 드라마였던 것 같은데,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천상에서 죄를 짓고 이 땅으로 쫓겨난 천사가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그 천사에게 땅에 살면서 사람들을 도우라고 명하셨다. 천사는 용서받기 위해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열심히 도와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하나님은 천사에게 다시 하늘로 올라오라고 명하신다. 그러나 천사가 이렇게 묻는다. "하나님, 제가 떠나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누가 도와주나요?" 그때 하나님께서 하셨던 대답이 어른이 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걱정말아라. 내가 그들에게 이웃을 주었다!"

정확한 기억인지는 조금 자신이 없지만, 하나님의 대답만큼은 분명하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돕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의 안전장치가 바로 이웃이라는 것이다! <복떡방 이야기>는 이와 같이 하나님이 의도하신 이웃, 즉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지구촌 이웃으로 살아가는 <기아대책>의 나눔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이다. 

우리 민족은 배고픔 설움을 아는 민족이다. 아직도 우리 부모님 세대는 배고픈 기억을 간직하고 계신다. <한국기아대책>의 회장님이며 이 책의 저자이신 정정섭 회장님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을 전하신다. "그 시절 우리는 산에 가서 칡뿌리를 캐어 먹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다. 봄이 되면 진달래꽃을 따다 먹고, 잔디 뿌리를 씹어 먹었다. 보리쌀 한 움큼에 물만 한가득 넣어 끓인 멀국을 서로 빨리 먹으려고 달려들었던 기억도 잊히지 않는다. (...) 봄이 되면 마을 청년들은 누렇게 뜨고 퉁퉁 부은 동네 사람의 시체를 지게에 져다가 야산에 묻곤 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은 이들이었다"(9).

어느새, 지금 우리는 1년이면 8조원 이상의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서울 시민이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의 분량이 인천 시민이 먹고 남을 분량의 식량과 같다는 보도를 접할 만큼 풍요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복떡방 이야기>는 아직도 이 땅에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이웃들이 굶주림 때문에 1분마다 34명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1년이면 1,800만 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간다는 것이다. 

<복떡방 이야기>는 "땅끝까지" 예수의 사랑을 전하는 명령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선교사라고 해도 선교 활동을 할 수 없고, 선교사라고 하면 비자도 내주지 않는 북위 10-40도 사이에 있는 나라인 북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과 몽고, 북한,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사회주의 국가, 그리고 인도 등 힌두 국가, 태국 등 불교 국가가 21세기의 땅끝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전 세계 굶주린 사람들의 84%가 이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또한 이 지역 사람들의 97%가 복음을 들어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들어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다. 이러한 때에, <기아대책>의 정정섭 회장님은 "한 손에는 떡을, 다른 손에는 복음을 들고 들어가는 하나님의 새로운 전권대사가 필요하다"고, "몸과 영혼의 굶주림을 함께 채워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 사람들의 육체적 굶주림뿐만 아니라 영적인 굶주림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력하게 일깨워준다.

<복떡방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경의 진리는 "한 사람을 통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이다. 복음과 떡을 들고 가는 ’사람’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있다. "만약 그 지역에 선교사가 들어가지 않은 채 지원금만 계속 보내줬다면 포캄치인들의 문명은 발달했을지 몰라도 삶의 아름다운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54). "어떠한 경제적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 존재가 바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56).

예수님은 사람이 되어 사람을 찾아오셨다. 그리고 이제 우리를 보내신다.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반드시 외국으로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아대책>은 해외 사역 70%를 할애하고, 국내사역에도 30%를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어떤 찬양의 가사처럼,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이 있느냐, 하나님의 눈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눈물이 있느냐"이다.

당장 우리나라부터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을 보라. 지구촌의 굶주림은 음식의 절대량이 부족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한 사람’이 부족한 데 있다. 우리 돈으로 단돈 100원이면 한 사람이 하루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200그램짜리 빵을 전해줄 수 있고, 1천 원이면 열 사람, 1만 원이면 백 사람, 10만 원이면 1천 명을 먹일 수 있다고 한다. 기적은 아주 작은 나눔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작은 것이라도 내가 가진 것을 내어놓고 나누고자 할 때, 어린아이의 도시락이 수천명을 배부르게 했던 것처럼, 우리도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축복의 사람>이라는 찬양의 가사가 마음에 맴돈다. "그대 섬김은 아름다운 찬송 / 그대 헌신은 향기로운 기도 / 그대가 밟는 땅 어디에서라도 주님의 이름 높아질꺼예요." 그리고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예수님의 음성이 나를 사로잡는다. 이 책을 읽은 감동이 그저 감동으로만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실천으로, 순종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하며 결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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