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영향력 - 선한 영향력으로 자녀를 큰 사람 만든 아버지들의 이야기
보던 북스 지음, 김한성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아버지 노릇이 아니라 아버지의 자리 지키기

전통 교회의 교리가 가부장제를 주도하고 견고히 했다는 비난의 화살이 패미니즘 진영으로부터 빗발치게 날아들기도 하지만, 성경에 보면 ’아버지’의 위치와 권위는 실로 높고 위대하다. 아버지의 역할과 권위를 나타내주는 좋은 예로, 구약성경을 보면 아버지는 자녀에 대해 ’축복권’을 갖는다. 야곱이 형 에서와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가로챈 것이 바로 ’아버지의 축복’이었다.  

그런데 요즘 사회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두 가지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나는, 아버지의 위기시대라는 진단이다. 역사 이래로 지금처럼 아버지들이 불쌍한 적이 없다고 하는 우려의 목소리이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 안에서는 권위를 잃어버리고, 일터에서는 언제 밀려나갈지 자리가 위태롭다. 요즘 ’아버지’와 관련한 책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아버지’에 대한 또다른 목소리는 그동안 ’엄마’에게 일임해온 자녀 교육에 ’아버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일선 교사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학교에 ’어머니회’와 같은 학부형 모임에 아버지들이 오시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통계자료에 의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딸)의 대부분이 아버지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와 지지 속에 성장했다는 보고가 있다. 

토기장이의 <아버지의 영향력>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다.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권위(위치)와 교육하는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어떤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인가를 성찰하고 고민하도록 도와준다. <아버지의 영향력>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지도자들이 그들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력을 받고 자랐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아버지 역할의 롤 모델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롤 모델은 ’부모(아버지) 노릇’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소개하는 리더들은 세계적인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 종교계의 리더들, 경제계의 리더들, 세계를 변화시킨 학자들, 스포츠계의 영향력 있는 리더들, 문화를 이끄는 리더들, 역사적으로 위대한 정치가들이다. 그리고 이들을 키워낸 ’아버지’들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자녀에게 필요한 격려와 지지와 칭찬을 주고, 자녀와 함께 꿈을 꾸고 그 꿈을 키웠으며, 자녀에게 따뜻한 품이 되어준 아버지들이다.

세계적인 리더를 키워낸 아버지들이 자녀에게 가르쳐준 것은 남다른 지식이나 물리적인 재산이 아니다. 그 가르침은 일방적인 것도 아니다. 아버지가 그 자신의 삶을 통해 가르쳐준 것은 신념과 신앙이며,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 검소와 근면, 높은 이상, 높은 이상, 삶의 우선순위, 가족의 소중함, 인생의 원칙, 인내, 그리고 자신감과 열정이다. 나는 이것을 한마디로 ’삶의 가치’라고 정의하고 싶다.

<아버지의 영향력>은 세계적인 리더들이 아버지와 함께 성공적이고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가 위기 속에 있었던 사례도 등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전도자의 아들인 플랭클린은 술과 마약과 흡연과 여자와 벗하여 사는  반항아였다. 나는 성직자를 아버지로 둔 자녀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잘 알고 있다. 내 친구의 절반이 바로 성직자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의 시선에 노출되고, 또래 친구들보다 더 큰 기대와 기준에 부합하도록 요구받는다. 만일 그 요구에 부합하는 모범적인 자녀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 자신은 물론 성직자인 부모에게도 큰 누를 끼치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빌리 그래함 목사에게 탕자와 같은 아들 플랭클린은 아버지의 명예를 실추시키며 아버지의 사역에도 방해가 되는 골칫거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빌리 그래함은 변함 없는 사랑과 인내로 아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그 자리에서 아들을 기다려주었다.

스티브의 아들 네이트 세인트는 내 생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짐 엘리엇’ 선교사와 함께 문명에서 고립된 부족인 아우카족에게 창에 찔려 순교한 선교사이다. 스티브는 아버지가 무엇을 위해 생명을 내놓았는지 그 순교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 원수 부족을 용서하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어 평생을 헌신함으로써 아버지가 이루고자 했던 뜻을 이루었다.

수영하러 갔던 얕은 물에서 다이빙을 하다 척추 부상을 입어 전신마비가 된 조니 이렉슨은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자살을 도와달라고 애원할 만큼 고통스러웠고 좌절했다. 그러나 장애를 가졌지만 낭만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삶의 목적과 가치를 발견하고,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을 도우며 누구보다 의미있고 가치있게 살아냈다.

<아버지의 영향력>을 통해 세계적인 리더들에게 영향을 끼친 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으니, 머릿속에 ’아버지’에 관한 두 가지 이미지가 그려진다. 첫째 이미지는, "항구와 같은 아버지"이다. 항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항구는 정박해 있는 배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그리고 배가 멀리 출항할 때는 필요한 것을 채워준다. 그리고 다시 여행을 떠났던 배가 돌아와서 쉴 수 있는 곳이 바로 항구이다. 두 번째 이미지는, "등대와 같은 아버지"이다. 등대는 캄캄한 밤에 빛을 비추어 위험을 경고하고 길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즉, 가야 할 길을 알려주고, 폭풍을 헤쳐나가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성경은 아비들에게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교훈한다. 아버지가 자녀의 마음에 분노를 심어주게 되면, 그것은 자녀의 인생에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독이 된다. <아버지의 영향력>, 이 책에서 부록으로 실어주고 있는 "행복한 아버지가 되기 위한 십계명"은 자녀에게 필요한 아버지의 모범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적어주고 싶지만, 책을 읽으며 확인해보기를 권장하는 뜻에서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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