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 교실밖 상식 시리즈 5
김기태 지음 / 하늘아래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사회, 정치, 외교, 경제, 심리 등의 학문을 <사회과학>이라고 부른다.
<자연과학>에서만 사용되었던 '과학'이라는 이름을 첨가한 것이다.
이것은 사회과학이 자연과학과 학문하는 방법에서 공통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사회과학>이라는 범주에 '과학'이라는 이름을 첨가한 것은,
자연과학처럼 어떤 현상에 대한 '법칙'과 '원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물리학이 바로 그런 법칙과 원리를 발견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을 읽은 가장 큰 수확 중의 하나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유쾌하게(!) 물리상식을 배우고 싶어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을 읽었다.
가장 선망하는 과목이지만, 동시에 가장 취약한 과목이기도 한 '물리'는 
가까이 하고 싶지만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친구와 같은 존재였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 덕분에 물리와 꽤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인데,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사실은 물리학은 "발견의 역사"라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과 현상들 속에 작동하는 '원리'와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리학을 이끌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학문의 자세는 "관찰"이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연장되니 기분이 좋다. 
누구나 다 아는 기초 상식이겠지만 나는 이제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물리학의 "발견의 역사"는 다시 "발명의 역사"로 이어진다.
발견한 법칙와 원칙을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활용하고 응용하는 것이다.
 "관찰 -> 원리와 법칙의 발견 -> 발명"으로 이어지는 물리학에 비로소 눈이 뜨이는 것 같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은 물리학을 총4분야(1부 우주와 천문학/
2부 원자와 핵 물리학/3부 역학/4부 전자기학)로 나누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물리학을 역사적으로 기술한다.

이력이 상당히 화려한 저자 김기태 선생님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존칭어를 사용하며, 
친절하고 다정한 대화체물리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소년들이 물리학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저자는
"위대한 과학적 발견과 발명은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먼 곳이 아니라,
우리가 언제나 접하고 있는 사물들과 현상들 속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론을 하는 과학자가 되기보다 실험을 하는 과학자의 꿈을 꾸어보라고 독려한다.
노벨 과학상(물리, 화학, 의학)도 이론보다는 실험에 더 중점을 두고 
수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배웠다.

물리학 용어나 원리들은 여전히 어렵지만, 재밌는 이야기도 많다.
내가 재밌게 읽고, 새롭게 배운 이야기를 몇 가지만 소개하면,

먼저, 청소년들에게는 가수 '빅뱅'으로 더 친숙한 이름이겠지만, 
빅뱅을 청소년의 눈높이 맞추어 설명하는 저자 선생님의 이야기가 재밌다.
빅뱅(Big Bang)이란 영어로는 우리말의 '쾅쾅'에 해당한다.
이 빅뱅이라는 이름은 1949년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이 
동료인 허먼 본디와 토머스 골드가 함께 주장하던 <정적 우주론>에 반대되는 
<팽창이론>을 비웃기 위해 영국 BBC 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폭발해서 팽창하는 것을 빗대어서 빅뱅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반대하는 학자들이 이름을 지어준 꼴이다.  

<표준촛불>을 설명하는 내용에서 '헨리에타 리비트'라는 여성 이야기를 들고 깜짝 놀랐다.
얼마전 동맹 소설 [헨리에타]를 읽었는데, 그 소설의 여주인공 이름이 '헨리에타'였다.
1909년 무렵 미국 하버드대학 천문대에서 일하던 
헨리에타 리비트(Leavitt, Henrietta Swan)라는 여성에 의해 
세페이드 변광성은 그 밝기와 변광주기(밝기가 변하는 주기)가 
일정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당시 하버드대학 천문대장이던 에드워드 피커링 박사는 
천문대에서 망원경으로 찍은 별들의 사진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일에, 
비교적 교육은 잘 받았으나 인건비가 싼 여자들에게 그 작업을 맡겼다. 
그들은 '컴퓨터'라고 불렸는데, 헨리에타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어느 유명한 학자가 노벨위원회에 그녀를 노벨상 후보로 추천했는데, 
불행하게도 추천한 학자는 그녀가 이미 사망한 것을 몰랐다고 한다.
노벨상은 생존해 있는 사람에게만 수요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이야기에서 처음 알았다.

저자 김기태 선생님은 청소년들이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상당한 유머도 구사하신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라고 외치며 목욕탕을 뛰쳐 나온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그리스의 기온이 
우리나라의 겨울처럼 춥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하신다.
그가 벌거벗은 채 얼어버렸다면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르키메데스 이야기와 그리스, 그리고 지중해성 기후까지 자연스럽게 연상하며 
배우게 되는 일석삼조의 공부 효과가 있다.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물리상식]은 학습서적과 같이 
<알아두면 지식이 돼요!>라는 코너를 통해 핵심적인 용어와 이론을 다시 한 번 정리해주고,
물리학과 친숙해지도록 부록으로 <과학 장난감 만들기>를 소개한다.

청소년들에게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소개해주려고 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다.
우리나라에 첫 노벨 과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줄 인물은 언제쯤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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