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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50 - 쉰 살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50가지 방법
마르깃 쇤베르거 지음, 윤미원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왜 꼭 여자 나이 50이야? 남자 나이 50도 아니고.
50이면 한물간 여성이라는 사회적 심리를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아닌가.'
어설픈 패미니스트를 표방하는 나는 [여자 나이 50]이라는 책 제목만 보고 괜히 까칠해진다.
그러나 지레 불편한 심기가 되는 것은 나이 들어가는 내 스스로의 열등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누구 탓할 것도 없이 '여자 나이 50'에 대한 내 안의 선입견이 작동하는 것일게다.
과거에는 장수를 축복으로 여기고,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하는데,
(가만, 과거에도 혹시 남자 노인만 대우받은 것은 아닌가?)
'젊음'이 우상이 되어버린 요즘은 나이를 먹는다는 그 자체가 서글프고 우울한 일이다.
중후한 멋으로 어필할 수 있는 중년과 노년의 남자에 비해
여자는 그러한 관대한 시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여자 나이 50,
축제는 시작되었다!
파도에도 무너지지 않는 절벽처럼 견고한 나이!
지금부터는 오로지 당신만을 위한 삶이 펼쳐질 것이다!
멋지고 황홀한 표현이다.
그러나 뚜렷한 근거가 없이 달콤한 표현과 찬사만 잔뜩 늘어놓는다면,
여자 나이 50에 대한 과장된 환상만 잔뜩 심어주고 말 것이다.
[여자 나이 50]의 저자 마르깃 쇤베르커는
대형 출판사 그룹에서 PR 책임자로 오랫 동안 활동하다가
쉰 살이 됨과 동시에 출판 매니저로 독립하였고,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언론 출판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나이 50의 신화를 그녀의 삶으로 몸소 증명해낸 것이다.
표지 뒷면에 보면, 여자 나이 50이 왜 그리 황홀한 나이인지 잘 요약해주고 있다.
<여자 나이 50,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채우는 나이
진실과 허울을 구분할 줄 아는 나이
아름답고 굳건한 신념이 생기는 나이
더 자주 웃고 더 많이 베풀 수 있는 나이
삶의 굴곡 앞에서 호탕하게 웃을 수 있는 나이>
저자 마르깃 쇤베르커는, 쉰 살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50가지 방법을 실천 계명으로 정리했다.
핵심은 여자 나이 50을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정된 시각은 50을 살고 있는, 혹은 50을 살게 될 우리를 '현명'하게 만든다!
행복한 50대를 직접 살아가고 있는 저자 자신의 고백을 담은 경험담은
행복한 50이 그저 추상적인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확신과 함께,
나이에 대한 자심감과 함께 나만의 구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도록 도와준다.
그녀의 행복감은 그대로 우리에게 전염시킨다.
나에게 자극이 되었던 것은,
<12. 그냥 아는 사람과 친구를 구분하라.
22. 지금 당신의 모습은 당신이 먹은 음식의 결과이다.
24. 놓는 법을 아는 그대, 자유롭게 날라가리!
33. 마음은 은신처가 아니다.
36. 쉰 살만이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여행
47. 당신에게 허락된 죄악(위험요소도 다분하지만)> 등이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여자 나이 50, 멋지다! 그러나 당장 50이 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아니 좀더 솔직하면, 아직 50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하고 안심하게 된다.
그렇지만 좀더 현명하게, 그리고 좀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조급하지 않으면서, 쉽게 까불거리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이들 수 있을 것 같은 내공의 싹이 살짝 틔워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불안한 방황을 끝낸 여유로운 웃음과, 쉽게 파도치지 않는 마음의 평정과,
하루 하루 충만한 삶에서 뿜어져 나오는 만족감을 누리는 포스는 지금부터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