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50인
키애런 파커 지음, 신우철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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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분야는 여로 모로 부러운 분야이다.

사회과학대에서 수업을 듣다 처음으로 경영대 수업을 들으러 
경영관에 가봤을 때 나는 쓰러지는 줄 알았다.
겉모습은 비슷했는데, 모 기업의 후원으로 지어져서 기업의 이름이 붙어 있는 경영관은
최첨단 장비를 가져다 놓은 강의실 시설은 물론, 화장실 조명 시설까지 달라서
그 심한 차별 대우가 부러운 나머지 한참 동안 배가 몹시 아팠었다. 

게다가, 사회과학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가면 
보통 떡이나 과자, 음료수 정도가 간식으로 나오고마는데,
경영대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갔다가 간식은 물론 세미나 후 만찬이 나오는 것을 보고
'경영'이라는 학문 뒤에 포진하고 있는 기업의 힘을 실감하고 온 적이 있다.
학문과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아낌없이 투자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고,
변화에 민감하며, 세상의 트랜드를 주도해나가는 저력이 
비단 자본의 힘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언젠가 읽은 책에서, 세상의 변화 속도에 가장 민감한 것이 기업이며,
법률과 대학교의 변화 속도가 그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러서인지 내가 볼 때, 경영학만큼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학문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시그마북스에서 출간한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50인]에서도 보면, 
그 분야가 참으로 다양하다.
경영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들은 물론이거니와,
교육학, 군부대의 리더십, 상담학, 경제학, 몽상가(빌 게이츠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 겸 만화가, 자기계발 컨설턴트, 등산가, 사회 철학자, 저널리스트, 수평 사고자 등
학문과 활동분야가 매우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분야와 학문을 가리지 않고 유용하다 싶은 이론과 사상들이
모두 경영 사상 안으로 흡수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년에 한 번씩, 경영개발유럽재단과 선탑미디어가
"현재 활동 중인 경영 사상가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경영 사상가 50인'을 선정하는데,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50인]은 그중에서도 2005년에 선정된 인물을 초석으로 
집필된 책이라고 한다.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50인 중에 나에게 인상적인 경영 사상가는 
Amazon.com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이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사이버 공간의 대형 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의 창시자이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과 전자 공학을 전공하고,
투자 회사의 수석 부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그는 우연히 웹의 월 성장률이
무려 2,300%에 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웹을 활용하여 통신 판매를 할 수 있는 상품으로 그는 책을 택했고,
필요한 것은 단지 판매할 책을 모두 저장할 수 있는 만큼 큰 대형 창고였다.
그는 신속하게 실행에 옮겼다.
도서를 통신판매하기로 마음먹은 즉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넓은 창고를 얻기 위해 가족과 함께 서부로 이주하면서,
이주하는 동안 투자자를 구했다.
그리고 '아마존'은 창립한 지 불과 2-3년 안에 도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았다.
또한 소비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독자 리뷰와 위시 리스트 코너를 마련하여, 소비자의 구매 형태를 변화시켰다.

내가 제프 베조스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늘어놓은 것은 바로 이 질문을 던지고 싶어서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내 눈에는 그저 성공한 사업가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그는 경영 사상가로 대우받고 인정받고 있다!"

나의 결론은 이것이다.
경영학은 도도하지 않다!
어떤 것이든 유용한 이론을 제것으로 흡수하고, 어디서든 배워서 적용하는 
바로 이러한 탄력성과 스펀지 정신(융통성), 그리고 실행력이 
변화에 민감하면서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경영계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학문적 자부심으로 똘똘뭉쳐서 그 도도함이 하늘을 찌를듯 하지만,
고리타분한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다른 분야들도 

그 겸손함을 배워야 더 큰 발전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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