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 - 써보면 기억되는 어휘와 문장 그리고 시어들
윤동주 지음, 민윤기 해설 / 스타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썩고 있는 뇌를 살리기 위하여!

한 인문학 강좌를 들었습니다. 강사님은 "읽지 않으면 읽히고, 쓰지 않으면 쓰러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고를 덧붙였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짧은 영상만 계속 보다 보면, 우리의 뇌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뇌가 가만히 있게 된다는 것은, 우리의 뇌가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뇌로 바뀐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뇌가 썩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유하는 능력을 잃어버릴 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자기 분노나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직감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심각한 증상은, 맥락적 사유를 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맥락적 사유를 하지 못하면, 겉으로 드러난 정보만 가지고 판단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생각을 쉽게 무시해버리게 됩니다. 강사님은 이런 사람들을 "교양이 없는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유하는 인간이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낯선 책을 읽고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어는 생각의 옷인데, 낯선 자극이 없으면 틀에 박힌 것들을 자꾸 쏟아낸다고 합니다. 틀에 박힌 언어, 고정관념에 젖은 언어들만 반복해서 쓰다 보면, 나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기만의 언어가 부실해지는 것이지요.

이런 증상들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강사님은 시를 읽는 생활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두꺼운 인문학적 교양은 천천히, 느리게, 머뭇거리면서, 생각해보면서 축적되는 것인데, 시어가 바로 그렇게 탄생된 언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2025년에는 시어를 가슴에 품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 <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입니다.






시어를 품다!

<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은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발간된 책입니다. 시중에 윤동주 시인의 시집이 많이 발간되어 있지만, 특별히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필사' 하며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사는 느리게 읽는 가장 확실한 독서법"(프롤로그 중에서)이라는 말처럼, 윤동주 시인의 시어를 천천히, 느리게, 머뭇거리면서 읽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구굴은 '산만함'을 파는 회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은 '사색의 시간'을 선물하는 책이라고 이름 붙여 보고 싶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디지털에 떠다니는 정보와 함께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사색의 힘으로 우리를 붙잡아주는 것이지요. 독서를 할 때마다 빨리 읽으려는 욕심 때문에 작잖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이 책은 빨리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깁니다. 책의 맨 앞장에 "2025년 2월 11일 화요일에 시작하다"라고 적어두었습니다. 2-3일에 한 편씩만 필사해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깊어져볼 생각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어를 품는 일이 하루 일과 중,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우선순위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