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 CHRISTIAN FOUNDATION 4
피터 워커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울은 자신이 이방인에게 하나님의 이름을 전하기 위해 선택받은 그분의 도구(그릇)임을 알게 된다(행 9:15, 48).

우리는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과 만나고, 하나님에 대한 바른 믿음과 바른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 가운데 가장 많은 기록물을 남긴 사람이 바로 '사도 바울'이라 불린 사나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성경>을 제대로 읽고 깨닫기 원한다면, '사도 바울'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을 길잡이 삼아, 바울의 행적을 따라가며 그의 삶과 메시지를 재구성해보는 책입니다. 그리고 성경 속 그 장소가 '현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찾아가는데, 이 여정은 성경 속 그때 그 시간, 그 장소에 서 있었던 사도 바울을 다시 소환해내는 시간 여행이기도 합니다.

저자인 피터 워커는 '사도 바울'이라 불리운 사나이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기억하게 합니다. "그를 위대한 영웅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악당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18)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도 바울을, 천재 신학자로서 전세계적인 복음의 확장을 가져왔던 하나님의 그릇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예수운동을 배타적인 교리로 종교화(기독교화)한 인물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사도 바울은 살았을 때도, 그가 가는 곳마다 이 '양극화된 관점이 촉발'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 사이에 갈림길이 되었습니다. 그가 나타나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따라 예수 앞에 굴복하거나, 아니면 적대심 가운데 돌을 들어 그를 치려는 반응으로 갈리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를 통해, 거침없이 행진하는 사도 바울의 승리와, 동시에 끊임없이 가로 막히며 고난을 당하는 사도 바울의 눈물을 확인하게 됩니다.

성경 속에서 사도 바울이 처음 등장하는 곳은, 초대 교회의 존경받는 집사였던 스데반이 순교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이 여정을 다메섹에서 시작합니다. 그 길 위에서의 한 경험이 사도 바울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여정은 그가 다메섹 체험 이후로, 그 이전의 삶을 전혀 참된 삶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기억하게 해줍니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그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마땅할 것같습니다. 저자는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이 다시 한번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안내합니다. 부활하신 예수가 그에게 나타나 그의 발걸음을 인도했고, 이후로 그는 예수만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그의 종교적인 "열심"이 잘못된 것이었고, 율법에 대한 그의 헌신이 그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으며,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죄인이었고, 이제 예수를 따르는 것이 그에게 최고의 목표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깨어진 다음 개조되었다. 그는 겸손해진 다음 높이 들림을 받았다. 그는 받을 자격이 없으며 기대하지 않았던 '은총'에 관해 말했다"(49).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예루살렘에서 로마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 바울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재구성해줍니다. 예를 들면, 사도 바울이 장막(천막)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관해서 이런 설명을 덧붙여 줍니다. "그가 새로운 메시지아 종파의 추종자로 고향에 돌아왔을 때 그의 부모가 그에게서 상속권을 빼앗았을 가능성이 있다"(84). 또 그의 고향인 '다소'에서 보낸 기다림의 시간을 반추하며, 사도 바울도 부활하신 예수와 만난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는 설명하는데, 이러한 저자의 해석이 사도 바울의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해줍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과 부딪히며 가던 길을 멈춰야 했습니다. 예수님의 빛을 본 후, 세상에 대해 눈먼 사도 바울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편에 섭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예수와 함께 걸으며 온 세상 가운데 새로운 길을 낼 것입니다.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사실을 더 강력하게 일깨워줍니다. 그의 길도, 막힐 때가 있었고, 꼬일 때가 있었고, 원래 계획했던 곳이 아닌 곳으로 방향을 틀기도 하며, 원하지 않던 장소로 향할 때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뜻한 길이 막힐 때마다 주님이 열어주시는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죽을 뻔한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위험하고도 외로운 시간이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그 길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바울이 그랬듯이) 홀로 걷는 길이 아니라, 팀을 이뤄 '서로 격려'하며 걸어야 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가던 길을 멈추어야만 새롭게 보이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열심과 열정만 있었기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야기는 강력한 힘이 있는데, 하나님의 이야기만큼, 하나님과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만큼 내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이야기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도행전'을 공부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