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도 색깔이 있다 게리 토마스의 일상영성 3
게리 토마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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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교회는 교인들에게

기도의 방법도 하나, 예배의 방법도 하나, 성경 공부의 방법도 하나라고 말해 왔다.

구원의 길이야 당연히 하나(예수 그리스도)지만,

우리의 복된 구주를 예배하고 사모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

- 한국어판 서문 中에서

 

 

한국 교회는 '영성'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분들 중에 자기 '영성'을 자랑하는 분들이 많음을 봅니다. '영성'을 신령한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은 기도 중에 주님의 특별한 음성을 들었다거나, 성령께서 무엇인가를 은밀히 보여주었다는 것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간혹 교회 안에서 영성 배틀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나도 모르게 주님을 향한 열정을 다른 성도와 비교하여 '계급화' 하고 있다면 우리 신앙이 심각하게 병들었다는 신호가 아닐까요.

 

게리 토마스의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는 영성의 개념을 바로 일깨우며, 참된 영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인도해줍니다. 먼저, 게리 토마스는 '영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하나님과 관계 맺는 방식, 그분과 가까워지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35). 그러니까 영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신령한' 것을 나타내는 어떤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방식'이라는 것을 확실히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게리 토마스가 주목하는 문제는,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방식'은 참으로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데, 그동안 교회는 이것을 획일적으로 교육해왔다는 점입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듯, 영성에도 다양한 '영적 기질'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획일적인 방법 안에 가두어두다 보니, 교회 안에서조차 영적 공허로 고생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다가가는 길을 좁히지 말라(27).

 

게리 토마스는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를 통해, 각자의 영적 기질에 따라 우리 가운데 크게 아홉 가지 영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예배당 안에서보다 피조 세계 안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예배하게 되는 '자연주의 영성', 엄숙하고 장엄한 예배 의식이나 아름다운 음악과 그림 속에서 하나님을 더 친숙하게 경험하는 '감각주의 영성', 훈련된 신앙 생활을 추구하며 전통(의식, 상징, 성례 등) 속에서 믿음이 더 깊어지는 '전통주의 영성', 주의를 산말하게 하는 모든 것을 치우고 고독과 침묵과 단순성 속에서 하나님을 더 친밀히 경험할 수 있는 '금욕주의 영성', 악에 맞서고 죄인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며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예배라고 믿는 '행동주의 영성', 테레사 수녀와 같이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것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박애주의 영성', 마음껏 손뼉치며 '아멘'을 외치고, 흥겹게 춤추며, 하나님을 기뻐하는 '열정주의 영성', 베다니의 마리아와 같이 하나님의 발치에 앉아 하나님과 가장 순결하고 깊은 사랑을 나누기 원하는 '묵상주의 영성',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깨달을 때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 느끼며, 힘써 하나님을 알기 원하는 '지성주의 영성' 등이 그것입니다.

 

게리 토마스는 자신의 가장 두드러진 영적 기질을 분별하기 원한다면, "자신이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어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찾아보라"(48)고 조언하며, 아홉 가지 영성을 각각 대표하는 인물들을 소개해줍니다.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를 읽으며, 자기 기질을 분별하다 보면, 특정 유형에 강하게 공감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기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도 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윗이 전쟁에 능한 용사요, 통치권을 행사한 왕이요, 음악가이자 시인이었던 것처럼, 한 사람 안에 여러 가지 기질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모든 기질을 통합하는 분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바로 우리 구주 '예수님'이십니다. 내가 가진 특정한 영적 기질 안에서 하나님을 마음껏 예배할 수도 있지만, 다른 영적 기질도 얼마든지 개발 가능하다는 것에 우리 마음이 열려 있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특정 영적 기질만 고집하는 것도, 하나님께 다가가는 길을 좁히는 결과가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를 읽으며, 자가 진단을 해보자면, 저는 '자연주의 영성'과 '감각적의 영성', '지성주의 영성'의 기질을 가진 듯 합니다. 자연주의 영성 기질 때문에, 교회 안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핀잔을 들은 적도 있도 있지만, 하나님의 피조 세계 안에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라는 찬양을 부르며 하나님과 만나는 일이 즐겁습니다. 아름답고 장엄한 예술이나 지식을 통해 하나님을 더 알게 될 때,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터치해주시는 것을 느끼며 하나님께 더 친밀히 나아가는 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가장 약한 것은 '전통주의 영성'이며, 나에게 부족하나 갈망하고 있는 영성은 '행동주의 열성', '박애주의 영성'이라고 진단해보았습니다.

 

게리 토마스는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위대한 추구라고 단언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을 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니, 하나님을 예배하면서도 아버지 하나님께 친밀히 나아가는 방법, 거룩하신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방법을 몰랐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다양하고 고유하게 지으신 하나님의 자녀들을 통해, 우리 하늘 아버지께서 다양한 방법으로 풍성히 예배 받으시기를 소원해봅니다.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를 통해 크게 아홉 가지 영적 기질이 있음을 알게 되어 크게 기뻐하는 것을 보니, 저는 '지성주의 영성'을 가진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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