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의 영성 게리 토마스의 일상영성 4
게리 토마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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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만이 아닌 존재의 변화,

고백만이 아닌 체험의 변화,

신봉만이 아닌 실존의 변화!

거룩함의 정의는 시대마다 달랐는데, 한때 교회는 거룩함의 극치를 신앙을 위해 죽는 것(순교)이라 여겼고, 그 몇 세기 후에는 금욕적인 삶이 거룩함으로 통했고, 중세에 이르면 거룩함은 '기적을 행하는 사람'과 동의어가 되었으며, 그보다 몇 백 년 더 지나서는 '지극히 거룩한 사람들'이란 강력한 전도 사역을 펼친 사람들이었습니다(289-290). 현대는 어떨까요? 게리 토마스는, 거룩함을 보는 현대의 시각은, 다분히 도덕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다음과 같이 '거룩'의 진정한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줍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금주, 순결, 책임감 있는 재정 관리 등에 매료되도록 설계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우리를 그분께 매료되도록 지으셨다. … 우리는 한낱 순종 자체가 아니라 뜨거운 관계로 부름 받았다. … "모든 영적 승리의 비밀은 유혹과 장애물을 바라보지 않고 주 예수를 바라보는 것이다." 사춘기 취향으로 들릴 위험이 있지만, 이 아름다운 싸움의 기초는 그리스도께 확실히 미치는 것이다"(293).

게리 토마스의 <거룩의 영성>은 우리 삶에 우호적으로 침입하시는 '승천하신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것이며,이렇게 우리 영혼에 행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에 의해 우리는 세상 가운데 하나님을 보여 주는 영광을 누리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와 지혜와 능력이 더 잘 드러나도록 우리를 열어드릴 책임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삶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 삶을 뚫고 들어오는 '변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게리 토마스는 <거룩의 영성>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동의어는 바로 '변화'임을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변화'야말로 주님이 의도하신 '거룩'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아름다운 싸움에 동참할 수 있다. 그러려면 이 땅에 계실 때의 그분의 삶을 본받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안에 계시며 삶을 변화시켜 주시는 그분의 역동적인 임재에 복종해야 한다.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고 섬기는 방식이 그분을 통해 달라져야 된다"(66).

성인이 되는 데 필요한 자제는 모든 삶 속에 있다.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 꼭 나무 위에 달려야만 십자가형이 아니다. 근거 없는 비방을 온유하게 받아 주는 것도 십자가의 죽음이다. 꼭 나환자에게 입을 맞춰야만 자기훈련이 아니다. 지독히 싫은 사람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려는 진실한 노력도 그런 훈련이다. 꼭 이교 판사 앞에서 순교를 당해야만 혹독한 시험이 아니다. 느닷없는 욕을 겸손히 받아들이거나 부당한 일을 즉각 진심으로 용서하는 것도 그런 시험이다(R. 소머셋 워드, 357).

우리가 '거룩'을 오해할 때, 신앙생활은 무거운 짐이 되고, 하나님의 법은 지루하고 답답한 금기가 되고, 교회는 매력을 잃은 집단이 되고 맙니다. 그러한 거룩은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지 못하는 종교인을 배출하고, 결국 그리스도 없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빠지게 만드는 치명적인 덫이 되고 맙니다.

게리 토마스의 <거룩의 영성>은, 내가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느냐, 무엇을 해내야 하느냐 보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며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고, 행동하시고, 말씀하시고, 인도하시며, 자신의 교회를 세우고 계시는 일에 집중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하는 거룩의 영성은, '나'를 통해 자신을 나타내시는 승천하신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일이며, 게리 토마스의 표현대로 하면, 이것은 "하나님의 영광의 물벼락을 맞는 일"입니다. "우리를 그분처럼 되게 하려고 그분이 우리처럼 되셨다"(아타나시우스, 38).

"이것은 참으로 달려 볼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경주입니다"(딤후 4:7, 메시지성경)

변화의 주체는 하나님이시지만, 우리도 변화시켜 주시는 하나님께 자신을 맡길 책임이 있는데, <거룩의 영성>을 이것을 '아름다운 싸움'이라고 소개합니다. 하나님의 '거룩'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싸움이 달라질 것입니다. 나 자신의 열심과 능력을 의지하여 무엇인가 보여 주려고 애쓰는 싸움을 할 것인가, 아니면 그리스도의 임재와 지혜와 능력에 나 자신을 열어 드리는 싸움을 할 것인가! 이 두 싸움은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다른 싸움입니다. 한 싸움이 결과가 탈진과 좌절이라면, 다른 싸움의 결과는 하나님의 영광의 물벼락을 맞는 일이니까요!

게리 토마스의 <거룩의 영성>은 우리를 통해 세상을 만지시는 하나님을 더 의식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우리를 온전히 내어드리고자 할 때, 우리 삶에 더이상 '평범한' 사건과 '평범한' 관계는 없다는 사실을 기쁘게 깨닫게 해줍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건과 모든 관계가 하나님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우리의 성품을 빚으시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도구임을 인식할 때, '날마다' 하나님의 능력과 임재를 체험하는 영광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위해 부름받았다는 사실 앞에 전율합니다!

"당신의 삶 속에 찾아올 하나님의 시원한 영광의 물벼락들을 맞을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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