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루이스의 문장들 - 깨어 있는 지성, 실천하는 삶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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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묘하게도 루이스는

무신론자인 커크패트릭에게 배운 치밀한 논리력 덕분에

훗날 기독교로 방향을 바꾼다(9).

2022년 첫 달에 읽을 만한 책으로, <C. S. 루이스의 문장들>을 추천해주신 출판사 관계자 분이 이런 표현을 해주셨습니다. "추운 겨울날, 책이 빼곡히 가득 차 있고 따스한 난로의 온기가 차오르는 서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루이스의 서가를 찾은 듯한 느낌을, 어떤 이에게는 루이스의 서가를 내 서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떠올렸죠. 그리고 그 서가 속으로 고요히 빠져드는 겁니다." 이 문장이 루이스의 서가로 나를 데려다 주었고,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한 상상 속에서 'C. S. 루이스의 문장들'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행복했던 상상은, 루이스의 서가를 내 서가로 옮겨 놓는 듯한 느낌, 바로 그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현대 설교가들의 설교문 중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작가가 'C. S. 루이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연코 '우리 시대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라 불릴 만큼, 날카로운 지성으로 우리의 영과 혼을 깨워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엔솔로지'(선집) 형태로 루이스와 만난다는 사실에 우려를 나타내는 독자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짧은 어록'(만)으로 그의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논리, 그리고 아름다운 비유로 풀어내는 그의 지혜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요원한 일일 테니 말입니다.

<C. S. 루이스의 문장들>은 "그의 저서 전부와 아직 단행본으로 묶이지 않은 수필과 기사 대부분은 물론이고, 소수의 미간행 원고까지 총망라"(17)하여, 루이스의 지혜의 정수라고 할 만한 '명문'을 모은 엔솔로지입니다. 총 10개의 주제로 나누어, 루이스의 지혜와 만나볼 수 있는데, (쉽게 읽어낼 수 없는 문장(논리)들도 분명 있지만), 다른 선집에 비해 훨씬 감동이 큰 책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루이스의 문장을 인용한 저서들을 많이 접했던 것이, 그와 같은 효과를 불러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히틀러가 어떻게 생겼던가요?"하고 내가 묻자 그가 이렇게 답하더군.

"다른 모든 사람과 같더군요. 그러니까 … 예수님처럼 생겼습니다."

- 28.

아슬란이 말했다.

"너는 아담 경과 하와 부인의 후손이다.

이는 가장 가난한 거지도 고개를 꼿꼿이 들 만큼의 영광이지만,

또한 지상 최고의 황제도 어깨가 축 처질 만큼의 수치이기도 하다."

- 32.

내 안에 이 세상의 어떤 경험으로도 채울 수 없는 갈망이 있다면,

그것에 관한 가장 개연성 있는 설명은 내가 다른 세상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 34.

다시 말해서 선은 스스로 선하지만 악은 저 혼자서는 악할 수조차 없다.

선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만 악은 망가진 선일 뿐이다.

우선 선이 존재해야 망가질 수도 있다.

- 61.

그런데 사실 기독교는 누구도 지어낼 만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진짜에서만 볼 수 있는 묘한 특이점이 있다.

- 80.

시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인쇄 잉크와 지질을 분석하고,

(그런 식으로) 얼마든지 연구해 보라.

"이것이 시다"라고 말할 만한 분석결과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 108.

이 책을 읽을 때, 처음에는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는데, 그것은 무의미한 일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밑줄을 그은 루이스의 문장을 모아 놓은 책이니 말입니다. 루이스의 문장들에 밑줄을 치며, 루이스의 지혜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이 책의 엮은이는, "하지만 이런 선집이 아무리 값지다 해도 선집으로 원작을 대신하는 것은 오류"(16)라고 했지만, 저는 그의 시도가 대성공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C. S. 루이스, 개인의 삶이 증명해주듯이, 진실로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이는 이 우주의 주인이신 선하신 하나님과 만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독자들은 루이스를 통해 "너희가 전심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것을 볼 것입니다. 루이스는 우리가 가진 믿음이,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이야기이며,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깊이와 높이와 넓이를 가진 위대함이라는 사실과 마주하게 해줍니다. 내가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이는 "모든 인간이 천국이나 지옥에서 영생하도록 되어 있어 지금은 그 둘 중 한곳에 맞게 자신을 준비 중이라고 확신했다"(14-15)고 합니다. <C. S. 루이스의 문장들>이 하는 일이 정확히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엮은이가 표현한 대로) 루이스는 '할퀴는 재주'를 가졌습니다. 그의 문장들은 우리의 영과 혼을 할큅니다. 그것은 진리의 속성, 사랑의 속성 때문입니다. 그 할큄은, 무지와 어둠 가운데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고, 빛 가운데로 이끌려는 시도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그러니 자기 사명을 완수하려는, 모든 설교가들의 서재에서 이제 <C. S. 루이스의 문장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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