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
프랜시스 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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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는

하나 되려는 간절함을

잃었을까

2021년 올해의 책을 선정한다고 하면, 개인적으로 이 책을 1등으로 꼽고 싶습니다. 한 번 읽은 책을 두 번 읽는 일이 별로 없는 제가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옆에 두고 반복해서 읽으려고 합니다. 이 책은 통곡하며 읽기 시작했다가, 기쁨과 소망 가운데 춤추며 책장을 덮게 되는 책입니다.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하나 되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 교회를 떨게 만드는 책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 됨을 얼마나 원하시는지를 깨달으며 말씀 앞에 떨게 되는 책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교회 안에서 끼리끼리 모이고, 당을 지어 수근수근하는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감보다는, 교회는 원래 죄인들이 모인 곳이라는 자조 속에 사실상 '연합'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교회도 많을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됨을 꿈꿀 때, '연합'이라는 주제가 이처럼 크고 중하고 무거운 주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교회 공동체가 과연 몇 교회나 될까 싶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교회가 교회되어야 한다며 '서로의 옳음'을 주장하다 오히려 분열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 말입니다.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교회 안에 '연합'이라는 열매가 있는지 살펴보라고 촉구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도 일깨웁니다. 만약 연합이라는 열매가 없다는 이것은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시지 않다는 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혹시 연합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관심이 없고, 또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보든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가? 그렇다며 그것 자체가 진짜 문제가 아니다. 이면에 더 큰 문제가 숨어 있다. 바로, 성령이 당신 안에 계시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은 실제로 구원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31).

교회 공동체가 갈라지고, 깨뜨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용히 교회를 떠나기로 결정한 뒤, 실제로 온 몸이 부서지는 듯한 통증을 겪었는데, 아직도 그 아픔이 생생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속에서 통곡이 멈추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자책과 회개의 눈물이기도 했지만,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를 읽으며, 그것이 성령님의 눈물, 성령님의 애통이기도 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프란시스 챈 목사님과 같이, "주님이 느끼시는 것을 저도 느끼게 도와주소서(57)"라는 기도가 터져나왔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고통스럽고 아픈 눈물일 뿐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그것이 소망의 눈물로 바뀌는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서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후회와, 하나님이 싫어하시고 아파하시는 일이 우리 공동체에서 일어났다는 죄책감과, 교회로부터 거절당했다는 상처가 뒤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우리가 하나 되라는 명령에 두려워 떨며 연합을 추구하려고 해도, 절대 연합을 이룰 수 없는 '당연한 충돌'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에 눈 뜨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연합,

'죽어 가는 세상'을

되살리기 위한 것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교회 안에 신자임을 자처하지만 하나님과 깊은 연결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너무도 많으며, 같은 신자를 비판하는 것이 주된 임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사랑하기보다 지식을 배우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그리고 그러한 우리의 상태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표현합니다. "지금 우리는 심히 교만하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지근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는 일갈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연합이라는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은, "스스로는 항복을 한사코 거부하는 자들이 기꺼이 그리스도께 온 삶을 바친 사람들과 온전히 하나가 되려고 하면"(76)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참된 신자와,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우기는 미지근한 사람들은, 마음을 터놓고 교제하려고 해 봐야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로 같은 주님을 따르지 않고 있다면 동행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는 연합의 문제 앞에 심각하게 질문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교회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채, 내 입맛에 맞는 교회, 내게 맞춤 교회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그 교회들은 잃은 양들의 울음소리보다 교인들의 불평에 더 귀를 기울인다. 지옥으로 향하는 사람들보다 다른 교회로 떠나는 사람들을 더 안타까워 한다. 메시아를 거부하는 사람들보다 우리를 거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속상해한다면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95).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교회가 분열하는 이유의 심각성 뿐 아니라, 교회 연합을 위한 실제적인 면들을 다각도로 다루며, 예수님 안에서 '하나 됨'이라는 위대하고 멋진 꿈을 꾸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과 서로를 향한 사랑에서 이미 성장을 멈추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를 위한다면서 실제로는 교회에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합니다.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도 가슴에 다시 새겨야 합니다.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지만, 모든 사람이 그분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도 합니다. 오직 주님의 양 떼만이 주님의 음성을 듣고 달려올 수 있는데, 과연 온전히 연합하라는 이 준엄한 명령 앞에 '자기 주장', '자기 기준', '자기 신념'을 내려놓고, 온전히 주님의 음성을 듣고 따를 주님의 양들은 누구일지 기대가 됩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 모여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면 과연 우리가 온전한 연합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좌절되기도 하고, 낙심되기도 하지만, 프랜시스 챈 목사님은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고 우리를 격려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하나 됨을 주님이 더 간절히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와 하나가 되기를 원하셔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랑의 몸짓을 보여 주신 하나님이 계시다. 그런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들의 하나 됨을 위해 역사하리라 믿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37).

이 책을 읽으며 뜨거운 기도 제목이 생겼습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 키워 주시기를, 성령의 능력으로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연합할 수 있다고 믿는 신자들의 군대를 일으켜 주시기를, 아름다운 다양성이 숨 쉬는 공동체가 되게 해주시기를, 우리의 눈을 멀리 두지 말고 바로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하나 됨을 추구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간구하며 성령께서 행하실 일을 기대하는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우리가 성령 안에, 성령님이 내 안에 계시며 역사하신다면, 이방인과 유대인이 한 공동체를 이루었던 것처럼, 우리들 가운데에도 그런 기적이 일어나리라고 믿습니다! 끝으로, 프랜시스 챈 목사님의 말을 다시 한 번 더 마음에 새겨봅니다. "성화는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다시 말해, 성화는 사랑 위에서 이루어진다"(161).

교회가 연합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연합해야 할지 막막하셨던 분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 교회 공동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을 선물하며, 하나님께서 함께 모이게 해주시고, 짝지워 주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꿈을 같이 꾸자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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