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 - 삶의 깊은 변화를 동반한 제자의 길 Emotionally Healthy 시리즈 4
피터 스카지로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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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는 역동적으로 움직였지만 리더들, 특히 우리 부부에게는 전혀 즐거운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사역자들의 사임이 잦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영적 전쟁과 뉴욕 시의 혹독한 목회 환경 탓으로 돌렸다. 주변에서는 그것이 큰 조직과 사업체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이라며 나를 격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사업체가 아니었다. 우리는 교회였다!(13)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한 사역자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하나님 나라를 위한 열심으로 천하를 얻고도 자기 영혼을 잃은 자들이었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교회 개척, 급성장 하는 교회, 가난한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섬기는 사역들, 수많은 리더의 양성, 끊임없이 늘어나는 소그룹, 이토록 열심이었고, 눈부신 성과도 거두었는데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요?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의 저자 '피터 스카지로' 목사님은 겉만 화려할 뿐 내적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다고 털어놓습니다. 갈등이 끊이질 않았고, 하나님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사람들에게는 비판적이고 믿을 만하지 않은 부담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었으면, 무엇보다 교회는 역동적으로 움직였지만 그 교회가 전혀 즐거운 곳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미성숙하고 유치한 행동이 반복될수록 분노와 상처로 가득한 모습을 감춘 채, 사역은 점점 무거운 짐이 되어갔고, 탈진했으며, 결국, 교회를 그만 다니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피터 스카지로 목사님의 이 고백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까닭은, 이것이 정확히 대형 교회에서 사역할 때의 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칭찬받는 사역자, 열심 있는 사역자, 성과를 내는 사역자였지만, 나의 내면은 하나님을 섬기는 기쁨을 잃은지 오래였고, 동역자들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럴수록 교회의 '일'을 더 잘해내려고 했고, 몸은 이미 오래전에 탈진 상태였지만, 성과에 더 집착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요?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한마디로 우리의 '제자훈련'에 문제가 있다고 일갈합니다. 제자로 훈련받고 제자를 키워 온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표면적인 삶 아래를 다루어 그들이 깊은 변화를 이루고 나아가 세상에 장기적이고도 지속 가능한 영향을 미치도록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제자훈련", "바로, 변화적인 모델이 필요했다"(23)고 증언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성공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되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나님의 방식과 시간표대로 하는 것"이다(55-56).

이 책이 새롭게 제안하는 것이 바로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EHD)입니다. 기존의 제자훈련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규격화'된 제자훈련이 아니라, '맞춤형' 제자훈련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제자훈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규격화하여, 똑같은 훈련방식을 '모두'에게 적용해왔습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이것이 "제조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방식으로 제자를 양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합니다. 우리의 가장 큰 실수는 규격화된 프로그램에 매달리느라, 예수님이 본을 보여 주신 관계적 제자훈련을 놓쳤다는 것입니다(59).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에서 얻은 가장 큰 유익, 가장 큰 교훈은, "하나님이 주시는 감정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문제를 대하든, '믿음'으로 반응하는 것을 강조하며,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것을 경계해왔습니다. 어떤 역경과 문제 앞에 마음이 흔들리고, 감정이 무너질 때마다, 그 감정을 부인하고, 믿음의 눈을 들어 승리를 바라보며, '이김'을 선언할 것을 강요해왔습니다. 감정은 거짓된 것이며, 믿음을 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극복해야 할 무엇으로 간주해왔습니다. "그리스도와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내 감정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크리스천 리더로서 나는 깊은 내면의 여정을 뒷전으로 한 채 조직을 정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활동'에만 매달렸다"(98).

그런데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하나님께서 바로 '감정'을 통해 말씀하신다는 사실에 눈이 열리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를 통해 감정을 느끼고, 침묵의 시간을 가지며, 예수님과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최근 몇 주 동안, 나의 감정과 사역과 관계 가운데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나와 동역자의 감정을 더 예민하게 살핀 덕분에 함께 훨씬 기분 좋은 상태에서 동역할 수 있었고, 감정을 통해 예수님과 교제할수록 사역이 '일'처럼 느껴지기보다 훨씬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에 귀를 기울이자 하나님을 위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데에 더 집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를 통해 큰 위로도 경험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약함을 바탕으로 한 교회로 변화하라"(301)는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함을 통해 일하신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직하게 돌아보니 대형 교회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는 내내 "강함"과 "강점"에만 매달려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교회 개척을 시작한 지금, 나의 약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나의 한계와 나의 약함을 고백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는데,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능력을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확신을 더하여 주었습니다! "리더는 진정성을 보여 줌으로써 건강한 제자훈련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그래서 약함과 흠이 드러나는 순간에 어떻게 헌신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302).

사실 그동안 제자훈련이라고 하면, 예수님 안에서 잘 훈련된 하나님 나라의 군대, 강한 군사를 세워가는 일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이런 이미지를 박살내주었습니다. 하나님의 강한 군대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성과를 통해서가 아니라 슬픔과 상실을 통해 성장하는 법을 배우며, 약함을 통해 일할 줄 아는 제자였던 것입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으로 타올랐으나, 실패한 제자, 실패한 사역자라는 쓰라림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리더들에게 먼저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실패한 제자, 실패한 사역자라는 고통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을 향한 열심이 뜨거웠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열심을 내본 사람만이, 그런 실패도, 그런 쓰라림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그런 분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출구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또한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는 제자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리더(사역자)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화된 제자훈련의 맹점이 무엇인지, 한 영혼, 한 영혼에게 초점을 맞춘 제자훈련이란 무엇인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제자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사역자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같은 '쉼'이 주어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이제 제자훈련은 교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발걸음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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