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 미술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다
기무라 다이지 지음, 황소연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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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적어도 짧은 노래 한 곡을 듣고, 좋은 시 한 편을 읽고, 강렬한 그림 한 편을 감상하고,, 그리고 가능하다면 몇 마디 분별력 있는 말을 해야 한다."

<파우스트>를 쓴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말이라고 합니다. 날마다 강렬한 그림 한 편을 감상한다는 것을 우리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림, 미술이라는 것이 단순한 인간의 유희가 아니라, 그 안에 우리가 살아가는 온갖 이야기, 시대가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추구하는 바(종교), 우리가 찾아가는 바(철학), 우리가 생각하는 바(사상), 우리가 살아가는 바(문화와 풍습), 우리가 활동하는 바(경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의 저자 가무라 다이지는 그런 의미에서 미술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예술"이라고 말합니다(11). 단순한 자기 감상으로 그저 그림을 보는 것은 "전혀 모르는 외국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행위와 흡사하다"고 일갈합니다. 그러니까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고 느끼는 것을 넘어, 그림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은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지금)을 살아가야 합니다. 정답이 없는 인생 길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당황스러울 때, 길을 잃고 헤매이며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인지 걱정스러울 때, 앞이 캄캄하여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때, 우리 앞서 이 땅을 살다간 사람들이 무엇을, 어떤 이야기를, 어떤 길을 새로이 남기고 갔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그래서 꼭 필요할지도,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술사는 글로벌 리더의 '공동 언어'다"(9).

이 책의 저자 가무라 다이지는 우리가 <서양미술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 더 가르쳐줍니다. 미술사는 글로벌 세계의 공동 언어이며, 그러니 글로벌 리더들이 꼭 갖추어야 할 교양이라는 점입니다. 미술을 통해 이야기가 가능하며, 미술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와 만나 소통을 하거나, 어떤 일을 같이 하려 한다면, 그 사람의 역사,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서양미술사>를 읽고 공부하는 일은 누군가의 역사이자, 한 민족의 역사이자, 나아가 인류의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왜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은 알몸일까?"(21).

<서양미술사>는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도교, 르네상스와 회화의 시대, 프랑스 고전주의, 로코코,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산업혁명과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연대기별로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합니다. 미술 자체로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의 시대에서 '어떻게 그릴 것인가'의 시대로의 전환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보다 미술사는 곧 역사라는 것, 그리고 미술을 이끄는 거대 물결은 인간의 가치관과 경제 상황이라는 점이 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미술이야말로 그 시대 권력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로벌 리더들의 교양 지식을 위해 집필된 <서양미술사>는 그만큼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술을 통해 말하여지는 내용들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소양, 즉 교양을 갖출 수 있도록 말입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읽으며 서양미술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을 하며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은 분들은, 이 책 한 권으로 미술사 여행을 떠나는 좋은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을 계속 옆에 두고, 괴테의 말처럼 "날마다 강렬한 그림 한 편을 감상하듯" 그렇게 다시 잘게 쪼개어 읽어보려 합니다. 그래야 이 책에 담긴 지식, 이야기들이 오롯이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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