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길을 찾는다(66).
위기청소년사역에 뜻을 모은 우리 공동체는, 청소년전문상담센터에서 실시하는 특별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학교에서 소위 문제 학생으로 낙인 찍한 아이들을 위한 특별교육이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그 2시간 안에 '제대로 돌봄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도울 수 있는가'였습니다. 복음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도, 아이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고전적이지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세족식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종의 자세를 취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발을 씻기기에 앞서 발뒷꿈치를 두 손으로 꽉 잡은 채, 이마를 완전히 땅에 닿게 하고 엎드렸습니다. 흡연, 학교 폭력 등의 이유로 특별 교육을 받으러 온 아이들은, 몹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자기들이 발을 씻기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섬김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삼키는 아이들은 세족식이 끝난 후, 섬김이들을 향해 큰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이 학생들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어른들의 변화였습니다. 침을 뱉고, 꽁초를 버리고, 욕설을 내뱉는 아이들을 향해 혀를 차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어른들이 조용히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도 사랑이 필요하다고요.
이 책의 중심 질문은 이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하면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면서도 복음적 확신을 유지하며 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13)
이 책의 던지는 질문은, 간결한 해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는 '겸손, 인내, 관용', '겸손, 소망, 사랑, 용기', '존중, 겸손, 신뢰성, 사랑'과 같은 답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차이를 뛰어넘는 그리스도>이 던지는 질문은, 해답보다 그 목표한 지점에 이르는 '과정'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일종의 처방을 나열하기보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19). 신학자, 목회자, 모험가, 기업가, 작가, 송라이터, 스토리텔레, 번역자, 다리 놓는 사람, 의료인, 화해자, 평화를 이루는 자 등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면서도 복음적 확신을 유지하며 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들려줍니다.
이 책은, 구원(진리)은 배타적이지만 공동체를 형성함은 포용적이어야 하는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것을 거꾸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회개를 불러 일으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우 '자기 신념'을 '좋은 믿음'으로 착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물으며, 그 출발선(부르심)에 우리를 다시 데려다 세워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