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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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들꽃 한 송이에도 전 우주의 기운이 담겨 있습니다. 비를 맞고 뜨거운 자외선과 구름이 지나가고 바람에 흔들리며, 밤에는 차가운 이슬이 내리고……. 하찮은 꽃 한 송이도 이렇듯 전 우주가 참여한 위대한 존재입니다. 인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이 우주적 존재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34).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빠르게, 더 쉽게, 더 깊이 와닿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제가 사명을 찾아갔던 과정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의미치료'와 참 많이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는 한마디로 '어느 때건' 모든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삶이 의미는 무엇인가>가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를 일깨우는 바는 이것입니다. 모든 의미를 잃고 내 인생은 끝장났다고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 그 지독한 역경, 그 힘겨운 시련 속에서 오히려는 내 삶의 의미가 발견되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의 섬세한 계획 속에서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창조주의 손길로 빚어진 나에게도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 내게 생명이 있는 한 살면서 나만이 실현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명이라는 것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찾은 답은 나의 고난, 내가 경험한 바로 그 시련 속에 내 삶의 의미, 나의 사명이 숨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가 "삶의 의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입니다"(151)라고 말하는 의미가 이 때문일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우리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너는 꿈이 뭐니?", "무엇이 되고 싶니?"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꿈을 꾸었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 그 꿈이 좌절되는 순간을 고난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삶의 아이러니는 바로 나의 꿈이 산산히 부서지는 그 자리에서 오히려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는 바로 그 역설을 다시 깨닫고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의미치료'가 가진 믿음은 이것입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는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의 세 가지 물음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해가도록 돕습니다.

1.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나?

2. 나의 일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어디 있는가?

3. 그 누군가, 무언가를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의미치료의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독자들은 스스로 자신을 돕는 상담가가 되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울수록 역경에 처할수록 행복은 참으로 하찮은 일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은 풍요로워지면 당연 심리에 빠져 감사를 모르는 저절의 품성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아, 내가 고난 가운데 더 많은 감사를 배웠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달을 보고 눈물을 흘리거나, 귀뚜라미 소리에 잠을 잊은 채 밤을 지새는" 섬세한 감성이 오히려 시련을 견디는 강력한 힘이 되어준다(57)는 사실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가슴 뭉클했던 이야기는 '실험실에서 자란 보리' 이야기였습니다(260-261).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사방 30센티미터의 나무통에 보리를 한 톨 심었는데, 보리 몇 알이 겨우 열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통을 깨고 보리의 뿌리 길이를 재봤더니 서울과 부산을 열네 번이나 오갈 수 있을 만큼 길더라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보리는 그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입니다. … 보리는 기어코 열매를 맺으려고 잔뿌리를 구석구석 내려서 수분과 영향분을 최대한 흡수했다는 것입니다. …그저 주어진 여견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거죠. 그런데 누가 그 보리를 보고 "야, 너는 왜 이렇게 형편없냐?"는 소리를 할 수 있겠어요?"(261).

이 이야기를 읽고 많이 울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전도자라도 된 듯,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이 실험실의 보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진정한 위대함이란 많은 열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 삶의 태도에 있다는 것을 우리가 함께 알기를 원해서입니다. 우리는 어떤 인생을 향해서도 함부로 '비루하다'고 말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박상미 선생님이 계속 강조하는 니체의 말처럼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 말이 주는 깊은 울림이 내가 가진 강함이 될 것 같습니다. 성경에 보면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겔 16:6)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더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절망에서 건져올려주는 책입니다. 특별히 꿈이 부서져버려 고통스러운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때가 바로 진정한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할 때라는 사실에 눈 뜨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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